‘농협 출신’ 최용현 사외이사 신규 선임사외이사수도 ‘6명’에서 ‘7명’으로 늘어7대 주주 ‘사외이사 나눠먹기’ 연장선?“사모펀드 합류에 자리 챙기기” 관측도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지난달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최용현 현대자산운용 부사장(상근고문)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의 사외이사수도 기존 6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최용현 신임 사외이사는 농협중앙회에서 상호금융투자국장, 상호금융자금운용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현대자산운용 부사장(상근고문)을 맡고 있는 인물으로 전해졌다.
농협 출신이 케이뱅크 이사로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인 NH투자증권 측이 결국 ‘자신들의 몫’을 챙겨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사외이사 추천과정을 놓고는 그간 말들이 많았다. 케이뱅크가 지난 9월 이례적으로 사외이사 5명을 동시에 교체한데다 새롭게 발탁된 이들 대부분에서 주주와 연관된 이력이 확인되면서 주주사가 사외이사 자리를 ‘나눠먹고 있다’는 의혹이 일었다.
실제 최승남 사외이사의 경우 리솜리조트 대표이나 과거엔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 임원을 지냈다. 김준경 사외이사는 현직 GS리테일 임원이고 이헌철 사외이사 역시 한화생명에 몸담은 바 있다.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한 성낙일 사외이사는 KT 선임연구원 출신이다. KT를 비롯해 우리은행, GS리테일, 한화생명 등 주요 주주가 각각 사외이사를 1명씩 추천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임기만료로 물러난 사외이사들도 비슷했다.
다만 최용현 사외이사 선임 건은 특수한 상황으로 여겨진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합의된 사안이라고는 하나 갑자기 사외이사수를 늘렸고 공교롭게도 그 숫자가 주요 주주와 같은 ‘7’로 맞춰져서다. 9월 기준 케이뱅크의 주주는 총 20곳인데 그 중 ▲KT(10%) ▲우리은행(13.79%) ▲NH투자증권(10%)을 3대 주주, ▲한화생명(9.41%) ▲GS리테일(9.26%) ▲다날(6.61%) ▲KG이니시스(6.61%)까지를 7대 주주로 부른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변화의 배경이 케이뱅크의 ‘구원투수’를 자처한 IMM PE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력을 보유한 사모펀드의 경영 합류로 기존 주주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 ‘자리’부터 채우고 나섰다는 분석이다.
IMM PE는 실권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증자에 참여한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들이 ‘주요 주주’ 자격을 얻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6%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점쳐진다. 케이뱅크의 자본금(증자 후 5000억원)으로 단순하게 따져도 ‘인터넷은행 특례법’ 시행 전인 현재 IMM PE가 투입할 수 있는 돈은 최대 500억원(지분 10%)에 이른다. 물론 비금융주력자라 4% 이상 인수 시 당국 승인을 거처야 하지만 이미 우리은행 지분 6%를 보유한 과점주주인 만큼 심사 통과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케이뱅크에 대한 IMM PE의 영향력이 앞으로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내년 1월 ‘특례법’ 시행으로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지분 보유 한도가 34%까지 늘어나면 IMM PE에도 지분을 추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사실 케이뱅크가 사모펀드 영입에 공을 들여온 것도 안정적인 자본 확충 토대를 마련하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IMM PE의 등장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것으로 감지된다. 먼저 ‘7대 주주’에서 ‘8대 주주 체제’로 바뀌면서 이들 사이의 이해관계가 더욱 복잡해진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여기에 IMM PE가 단숨에 최대 주주에 준하는 영향력을 확보한다면 사실상 경영을 좌우했던 KT·우리은행·NH투자증권의 ‘3대 주주’ 시스템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이와 관련 케이뱅크 측은 “최용현 신임 사외이사는 금융전문가 자격으로 이사회에서 추천을 받은 인물”이라며 “이사회 결정 사항이라 추천 배경이나 사외이사 충원 사유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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