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훈, 2년 연속 국정감사 증인 채택 정무위, 올해도 ‘특혜 인가’ 집중 추궁 ‘은산분리 논란’ 여전해 공세 거셀 듯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날 전체 회의를 열고 앞서 합의한 국정감사 증인과 참고인 명단을 의결했다. 그 결과 은행권에서는 시중은행장이 빠지고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만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들을 증인으로 신청한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터넷은행의 영업행태와 사업인가 과정의 특혜 의혹 등을 집중 추궁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심성훈 대표는 지난해와 같은 이유로 국감장에 서게 됐다. 작년에도 그는 케이뱅크 인가 특혜와 주요 주주의 동일인 등 의혹 속에 국감에 출석해 호된 신고식을 치른 바 있다.
올해도 심 대표는 험난한 여정을 걸을 전망이다. ‘인터넷은행 특례법’ 처리로 KT의 케이뱅크 대주주 등극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된데다 금융당국이 ‘제3호 인터넷은행’ 인가 준비에 착수한 상황이라 정치권도 이 기회에 의혹을 확실히 짚고 넘어가겠다는 분위기다.
케이뱅크를 둘러싼 특혜 인가 의혹은 주주사인 우리은행이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으로 대주주 자격을 얻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예비인가 신청 당시 우리은행이 업종 평균 이상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14.08%)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나 당국이 기준을 확대 해석해 인가를 내줬다는 게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KT와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 주요 주주가 계약서를 바탕으로 이사회 결정권을 장악했다는 ‘동일인 의혹’도 제기됐다.
다만 이번 국감에서 새로운 사실이 들춰질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심 대표는 여야 의원의 질문 포화 속에서 인가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기존의 태도를 고수했다. 또 그간 심 대표가 유상증자를 비롯한 각종 이사회 결정 사항에 대해 말을 아껴왔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올해도 ‘속 시원한’ 답변을 듣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견해다.
게다가 케이뱅크의 특혜 인가 의혹은 지난해말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일단락된 이슈다. 혁신위는 관련 의혹을 놓고 절차상 아쉬움은 남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는 “미흡한 점이 있었지만 위법이라는 판단은 어렵다”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과도 맥을 같이 한다. 올 들어서는 참여연대의 요청으로 금융위 공익감사를 검토하던 감사원이 계획을 접은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추가적인 증거자료 없이 섣불리 추궁에 나섰다간 지난해의 장면이 되풀이되는 ‘보여주기식’ 국감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당사자인 우리은행이나 인가를 내준 당시 금융당국 관계자 없이 케이뱅크 측에만 책임을 묻는 게 과연 합리적이냐는 의구심도 적지 않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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