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간감·소재 질감·수납공간 크기 가늠 힘들어간단한 기술로 실수요자에게 더 나은 정보 제공 가능‘상상력+IT’···실물 모델하우스 한계 뛰어 넘을 수 있어중소 건설사엔 자사 브랜드 각인 기회가 될 수도
건설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300가구를 분양하는 시행사의 경우 한 달에 통상 10억원의 금융비용이 들어간다. 현재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모델하우스를 일반에 개방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분양 승인을 내주고 있는 가운데 마냥 분양을 미룰 수 없는 관계사들이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선보인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 ▲매교역 푸르지오 SK뷰 ▲위례 중흥 S-클래스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를 비교해 본 결과 확연한 차이점을 찾을 순 없었다.
하지만 현재 공개된 사이버 모델하우스만으로 실수요자들의 니즈(needs)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실물 모델하우스에서 당연히 느낄 수 있는 공간감과 소재들의 질감은 물론, 수납공간의 크기도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와 사이버 모델하우스의 아쉬운 점과 보완점 등을 짚어봤다.
◆“간단한 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데···아쉬운 점 많아”
가장 먼저 지적된 점은 실제 유니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공간감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사이버 모델하우스로는 자재를 만졌을 때 질감과 수납공간을 열었을 때 크기도 알기 힘들었다.
매교역 푸르지오 SK뷰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e-모델하우스 표시창 하단에 ‘마감재 보기’ 버튼이 있다. 하지만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돼 있어 실제 질감을 알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모든 사이버 모델하우스 화면상에 있는 자재 설명 및 유무상 옵션 여부 설명판은 최대치로 확대해도 낮은 해상도 탓에 잘 보이지 않았다.
송 대표는 “수납공간의 경우 슬라이딩 도어인지, 오픈형인지, 공간은 어느 정도 되는지 해당 공간을 클릭하는 방법으로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인테리어 자재는 사진을 통해 자세한 질감을 표현해 줄 수 있다면 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실제 모델하우스 벽면에 부착된 설명판도 확대했을 때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하면 수요자들이 두 번 문의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을 것”고 말했다.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보여줄 수 있는 장점 살려야”
간단하게 사이버 모델하우스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법들도 여럿 제시됐다. 송 대표는 한국의 IT 기술력과 상상력이 결합된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만들어진다면 지금보다 양질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실물 모델하우스에서는 느끼기 힘든 주·야경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모델하우스는 단지가 들어서는 입지에 지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고, 대부분 낮 시간대 관람이 끝난다. 반면 사이버 상으로는 단지 주변 주경과 야경 모드를 설정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실제 모델하우스 내부에선 실현해보기 힘든 조명등 버튼 옵션별 기능을 실물과 똑같이 보여 줄 수도 있다. 평소 수치로만 가늠하던 주차장의 크기나 보행자의 동선도 사이버 모델하우스에서 더 생생하게 구현 가능하다.
송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브랜드 이미지를 음악 하나로도 더 잘 전달 할 수 있는데, 딱딱하고 형식적인 모델하우스에 아쉬움이 남는다”며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과거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실수요자들의 정보 취득 루트가 한정된 상태에서는 좀 더 소비자를 배려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사이버 모델하우스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며 “현대건설과 GS건설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게시물 조회수가 약 2~3만 건에 이르는 만큼 앞으로 온라인을 통한 분양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 건설사엔 기회···작은 차별화로 브랜드 인지도 ↑”
마지막으로 송 대표는 때 아닌 붐(Boom)을 맞은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중소 건설사들에겐 자사 브랜드를 잘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실물 모델하우스는 시공간의 제약으로 방문자 수가 한정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미래 수요자들을 끌어들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실제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 3일동안 무려 15만명이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송추 북한산 경남아너스빌은 오픈 당일만 2만명, 한양 수자인 디에스티지는 4만명의 접속자를 기록했다. 송 대표는 천편일률적인 사이버 모델하우스 수준을 조금만 뛰어넘더라도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실수요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을 좀 더 고민한다면 중소 건설사들과 시행사들이 부각될 수 있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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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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