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호실적' HMM 매각해 공적 자금 회수 추진M&A 규모만 수조원 추산, 굴지 대기업과 접촉할듯주가 하락 우려도, 방어 위해 안정적 수익구조 필수 김 사장, '정통 현대맨'이자 손꼽히는 '물류전문가'
김 사장은 수조원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는데 입김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 기업으로의 매각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대기업 중심으로 채권단과 함께 접촉에 나설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 '정통 현대맨'인 김 사장의 출신을 집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대차그룹을 유력한 잠재 후보군으로 분류하는 이유다.
민영화 작업에 따른 주가 희석도 막아야 한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까지 포함하면 지분율은 각각 36.02%, 35.67% 총 71.69%로 늘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정부는 단계적 매각을 추진한다는 기조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민간으로 주식을 이전하는 과정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김 사장은 사업다각화 등으로 주가 부양에 나서야 한다. 전통적으로 해운업은 글로벌 경기침체 등 외부 리스크에 취약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는 게 필수적이다. HMM이 최근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며 2026년까지 5년간 1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
김 사장은 '물류통'으로 꼽힌다. 글로벌 경영 역량은 물론 조직관리 능력과 전문성 등도 두루 갖췄다는 평가와 함께 채권단과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김 사장이 현대차그룹 '장수 CEO'로 남을 수 있던 배경에는 뛰어난 통찰력과 과감한 추친력, 탁월한 사업수완이 있다. 김 사장은 현대글로비스 대표에 앉은 이후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 2009년 현대글로비스 매출은 3조1927억원에 불과했지만, 2년 만에 8조원을 돌파했다. 2012년에는 사상 최초로 매출 11조원을 기록했다. 김 사장이 현대글로비스를 떠나기 전 달성한 마지막 매출은 16조원으로, 그가 취임한 첫 해와 비교할 때 412% 넘게 성장한 수치다.
더욱이 HMM이 오랜 침체기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김 사장은 상승곡선을 유지할 적임자였다. 2020년 현대상선에서 사명을 변경한 HMM은 그해 영업이익 9808억원으로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물류난이 심화된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7.5배 성장한 7조3775억원를 기록했다. HMM은 올해 상반기에도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부채비율 역시 45.7%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났다.
호실적이 이어지자 정부는 2016년부터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HMM 민영화를 공식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사장 역시 단순히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넘어 민영화 완성이라는 과제를 부여받게 됐다. 현재 HMM 최대주주는 지분율 20.69%의 산업은행이다. 이어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진흥공사가 19.96%, SM그룹이 5.52%, 신용보증기금이 5.02%씩 들고 있다.
한편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4일 HMM 민영화와 관련하여 산업은행 정관 40조4항인 '직접 보유 중인 주식 중 투자목적이 달성된 경우에는 해당 주식을 거래방식을 고려한 시장가격으로 신속히 매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을 언급했다.
강 회장은 "정상기업이 됐기 때문에 빠르게 매각하는 것이 맞다"며 "그러나 HMM은 우리나라 전체 해운산업의 그림에서 봐야하기 때문에 정부 부처간에 여러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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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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