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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한 우물 판 금호석유화학, 바닥 찍고 반등 '신호탄'

산업 에너지·화학

한 우물 판 금호석유화학, 바닥 찍고 반등 '신호탄'

등록 2023.02.24 15:38

김다정

  기자

지난해 영업이익 1조1474억원···전년대비 52.3% '↓'4분기 석화 '빅4' 중 유일한 흑자···'고효율' 사업역량고부가 제품 병행 생산 체제로 안정적인 수익 도모

한 우물 판 금호석유화학, 바닥 찍고 반등 '신호탄' 기사의 사진

침체된 업황에 잔뜩 움츠렸던 금호석유화학에 반등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석유화학' 한 우물만 판 탓에 지난해 업황 침체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4분기 나홀로 영업이익을 유지하면서 올해 반등 채비를 마쳤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금호석유화학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2.3% 감소한 1조1474억원이다. 매출은 7조9756억원으로 5.7%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47.7% 줄어든 1조282억원에 그쳤다.

금호석유화학은 사업이 석유화학부문에 집중된 탓에 고유가·공급과잉·수요둔화 '삼중고'를 피하지 못했다. LG화학과 한화솔루션 등 경쟁사들이 각각 배터리와 태양광 등 사업 다변화에 성공하면서 업황 침체 속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거둔 것과는 대조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석유화학 사업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도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통해 사업구조 다각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과 다르게 금호석유화학은 뚝심있게 기존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신 기존 석유화학 제품 구조를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보면 국내 석유화학 '빅4' 중 유일하게 금호석유화학만 석유화학부문에서 11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72.6% 감소했으나, 나머지 3사의 영업손실 합계가 4799억원에 달한다는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은 석유화학업황 부진이라는 비우호적 환경에 마주했지만 다른 업체와 비교해 여전히 높은 영업이익률과 이를 바탕으로 한 견고한 재무구조라는 긍정적 요소도 갖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도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14.4%)을 유지했다. 석유화학 사업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률이 -3.4%까지 떨어진 것과 달리 고효율의 사업 역량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한화솔루션과 LG화학의 영업이익률도 5~7%대에 그쳤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대부분의 화학업체의 영업이익이 적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실적"이라며 "NCC(나프타분해시설)-다운스트림 간의 수직 계열화된 구조보다 원재료를 외부 조달하는 것이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NCC를 직접 운영하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유가 폭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반면, NCC로부터 원재료를 매입하는 금호석유화학과 한화솔루션은 상대적으로 유가의 영향력이 작아 수요 둔화 속에서도 영업이익을 실현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올해도 금호석유화학은 △타이어용 고형 합성고무와 라텍스 제품의 시장지배력 강화 △합성수지 사업의 판매지역 다변화 △탄소 나노튜브(CNT) 제품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CNT 생산설비 증설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없이 석유화학사업에 집중하는 금호석유화학의 수익성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탈탄소 정책에 따라 정제설비 신설이 제한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에서 정제 설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COTC(Crude Oil To Chemical) 공법을 적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COTC 기반의 NCC 증설은 지속되고, NCC로부터 원재료를 조달하는 금호석유화학이 우위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산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NCC 증설에 따른 원재료 가격 조정은 주력 제품 수익성 방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수직계열화와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에 따른 고부가 제품 병행 생산 체제를 갖춰 안정적인 수익을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도 금호석유화학은 당장 올해 중국 리오프닝(경제 재개)이 본격화됨에 따라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벌써부터 시장에서는 중국의 최대 정치 이벤트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경기 민감주로 분류되는 화학주가 들썩이고 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과 업황의 다운사이클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요 제품인 NBL(니트릴부타디엔라텍스) 가격과 스프레드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이미 회귀했고, 점진적인 중국 리오프닝으로 석유화학 수급은 최악의 국면에서 점차 탈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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