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회 이후 리오프닝 효과 예상보다 '미미'화학제품 자급률 상승···"업황 저하기 장기화"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기대했던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예상보다 미미하다.
당초 국내 석유화학업계에서는 내수 중심의 중국 경기부양책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LG화학은 지난 1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반등으로 시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특히 올해 3월 열리는 중국의 양회 전후로 경기부양책이 가시화되면 좀 더 빠른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양회에서 기대했던 별다른 경기부양책에 대한 언급없이 마무리됐다. 여기에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도 '5% 안팎'으로 낮게 설정됐다, 이는 중국 정부가 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중국발 수요 회복을 기대하던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국내 석유화학업체들 사이에서 아쉬움의 한숨이 터져나오는 이유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1.4% 하락했다. 이는 1.3% 하락을 예상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것으로, 1월(-0.8%)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화학원료·화학제품 제조업(-6%), 고무 및 플라스틱(-2.6%)의 PPI도 줄어들었다. PPI가 하락했다는 것은 수요가 위축돼 전방 재고가 쌓여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양회 이후 본격적인 리오프닝 효과를 기대했지만 예상보다 더딘 속도"라며 "미미한 효과로 인해 하반기에 들어서나 살아날 조짐이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NCC 가동률 상향조정에 따른 공급물량 확대 상황에서 연초 중국 리오프닝 전망에 따른 선제적 재고축적 물량 최근 축소되며 가격 약세 지속중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기대만큼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의 화학제품 자급률이 높아지는 것도 악재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재고자산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지난해 4월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까지의 중단기적 석유화학산업 목표에 따르면 중국은 향후 에틸렌을 비롯한 기초유분 확보 수준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대규모 화학 공업단지를 조성하고 설비 가동률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올해 글로벌 에틸렌 증설물량 900만톤 중 중국 기업 물량은 무려 30%에 달한다. 중국의 화학제품 자급률이 더 높아지면 국내 업체들의 수출은 더욱 어려워지는데다가 공급과잉의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과거 중국의 설비 증설이 집중되던 시기에 국내 석유화학사들의 수출 규모가 크게 줄었다"며 "현재 진행 중인 국내 석유화학사의 업황 하강 국면(다운사이클)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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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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