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육해공 통합 시스템' 구축···국가경쟁력 강화 기대대우조선, 워크아웃 이후 22년 만에 경영정상화 궤도내달 주금납입, 주총서 신규 경영진 및 사명 확정
27일 공정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의 5개 계열사가 대우조선해양의 주식 49.3%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정조치는 방위사업과 조선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대우조선해양에만 부과된다.
공정위는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함정 탑재장비의 견적가격을 부당하게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행위 ▲상대회사의 경쟁사업자가 신고회사들에게 방위사업청을 통해 함정 탑재장비의 기술정보를 요청했을 때 부당하게 거절하는 행위 ▲경쟁사업자로부터 취득한 영업비밀을 계열회사에게 제공하는 행위 등을 금지시켰다.
이날 한화는 경영실적이 악화돼 있는 대우조선의 조속한 경영정상화와 기간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당국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 한화는 공정위가 제시한 함정 부품 일부에 대한 가격 및 정보 차별 금지 등이 포함된 시정조치 내용을 준수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다음달 대우조선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총를 통한 이사 선임 절차 등을 거쳐 신속히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대우조선은 2001년 워크아웃 이후 22년 만에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두 곳 등 한화그룹 5개사는 다음달 2조원 규모의 대우조선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한화는 그룹의 핵심역량과 대우조선이 보유한 글로벌 수준의 설계·생산 능력을 결합해 대우조선의 조기 경영정상화를 달성할 계획이다. 특히 지속가능한 해양 에너지 생태계를 개척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또한 단순한 이익창출을 넘어 일자리 창출, K-방산 수출 확대 등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일조할 방침이다. 특히 조선업의 장기간 업황 부진으로 침체된 거제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발전에도 큰 활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는 방산부문 시정조치에 따른 경영상 제약이 있지만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국가 기간산업 재건과 K-방산의 글로벌 공략을 위해 경영실적 리스크와 당국의 시정조치를 감수하고 대우조선 인수를 결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우조선의 경영 상황은 지난해 9월 인수 MOU 체결 후에도 계속 악화돼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수혈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2년간 적자규모는 3조4000억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은 1600%에 이른다.
대우조선은 턴어라운드를 기대했던 올해 1분기에도 대형 조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 지난 2020년 4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적자다. 특히 조선업 사이클 상승기 속에서도 수주실적은 지난해 1분기 42억달러에서 올해 8억달러로 급감했다.
핵심 인력 유출 및 인력난도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160명이 넘는 직원들이 경쟁 회사로 옮겼다. 10년 전 1만3000명이었던 대우조선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8300명으로 5000명 가량 감소했다.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를 계기로 기존 우주, 지상 방산에 더해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특히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이 빨라지는 시점에서 대우조선의 조선, 해양 기술을 통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메이저' 위치를 확고히 할 계획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을 최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따라 수용 하기로 했다"며 "이사회 개최 후 주총과 이사진 선임 등의 일정이 남아 있으며 대표 및 임원진, 신규 사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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