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내년 HBM3 공급 점유율 엔비디아 35%, AMD 85%선두주자 SK하이닉스, 2분기 D램 점유율 31.9%로 확대
4일 KB증권은 삼성전자의 내년 HBM3 고객이 최대 10개 사로 올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 AMD로부터 HBM3 최종 품질 승인이 완료된 것으로 추정되며 4분기부터 본격적인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AI 시대가 본격 개화하며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수요가 급증하자 GPU에 탑재되는 HBM의 수요도 덩달아 크게 증가했다.
엔비디아는 GPU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3를 독점 공급해왔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 공급을 시작하면 SK하이닉스의 독점구조가 깨지게 되는 것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HBM 5세대 제품인 HBM3P에 대해서도 4분기 엔비디아, AMD에 샘플 공급이 예상돼 경쟁사와 점유율 격차를 빠르게 축소할 것"이라며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체들로도 HBM3 신규 공급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HBM은 당초 D램 시장 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으나 AI 도입에 따른 수혜로 향후 D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옴디아에 따르면 HBM 비중이 큰 SK하이닉스의 2분기 D램 시장점유율은 1분기 24.7% 대비 7.2%포인트 상승한 31.9%로 집계됐다.
1분기 미국 마이크론에 밀려 점유율이 3위로 밀려났으나 3개월 만에 다시 점유율 2위 자리를 회복한 것이다. 옴디아는 이에 대해 AI 수요가 본격화하면서 HBM과 12GB 이상 서버용 고용량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옴디아는 "연초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HBM 수요가 올해와 내년 10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D램 시장점유율은 1분기 42.8%에서 2분기 38.2%로 4.6포인트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시장점유율이 30%대를 기록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챗GPT 등장 후 HBM에 대한 업계 주목도가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HBM과 고용량 DDR5 등 AI 관련된 제품들의 성장세가 가이던스를 상회하고 있으며 그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의 D램 점유율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D램과 낸드플래시 재고량이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칩인 HBM의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의 내년 HBM3 공급 점유율은 엔비디아 35%, AMD 85%로 추정된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HBM 설계, 생산부터 2.5D 첨단 패키징까지 HBM 턴키(일괄 생산) 생산체제를 유일하기 구축하고 있어 향후 2년간 공급부족이 예상되는 HBM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의 강점이 부각될 전망"이라며 "턴키 공급방식은 HBM 시장에서 공급 안정성을 우려하는 고객사들에게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차세대 제품인 5세대 HBM 경쟁도 불붙은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HBM3E' 제품 개발에 성공하고 성능 검증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HBM3E는 AI용 메모리의 필수 사양인 속도는 물론 발열 제어, 고객 사용 편의성 등 모든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충족시켰다.
삼성전자도 올해 하반기 5세대 제품인 'HBM3P'를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HBM 시장 분위기는 모바일 D램의 첫 등장과 비슷한 느낌"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이나 작은 시장에서의 점유율 뺏기 경쟁이 아닌 수요가 급증하는 시장에서의 기술 경쟁이기 때문에 D램 업계 전체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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