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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친환경차 44% 늘었는데 '넥쏘' 반 토막···정책전환 절실

산업 자동차 NW리포트

친환경차 44% 늘었는데 '넥쏘' 반 토막···정책전환 절실

등록 2023.12.05 07:47

수정 2023.12.05 09:51

박경보

  기자

국내 수소전기차 올해 첫 역성장···하이브리드만 '쑥쑥'충전소 157곳 뿐···3000만원대 실구매가에도 "안사요"경제성·편의성 한계 뚜렷···상용차 중심 정책 개편 필요

올해 현대자동차의 친환경차 판매량이 40% 이상 늘어나는 동안 수소전기차 '넥쏘'는 반 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수소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고 있지만 수소경제 실현은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수소에너지의 한계가 명확한 만큼 트럭 등 수소상용차 보급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5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1~11월) 친환경차 내수 판매량은 18만6607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9% 증가한 수치로, 하이브리드차가 판매 성장을 주도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7.8% 증가한 12만3465대에 달했다. 그랜저(198.8%), 코나(444.8%), 싼타페(107.4%) 등 내연기관 기반 신차들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5% 떨어진 5만8893대에 그쳤다. 1톤트럭 포터는 2만5404대나 판매되며 25.3% 성장했지만 아이오닉5‧6 등 승용 모델들은 대부분 역성장했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불편한 충전이 전기차의 소비심리를 위축시켰다는 평가다.

특히 국내 유일한 승용 수소전기차인 넥쏘는 전년 동기 대비 56.3% 감소한 4249대에 머물렀다. 넥쏘의 올해 최대 월간 판매량은 884대(2월)로, 11개월 간 한번도 1000대를 넘지 못했다. 지난해 5차례나 월 1000대 판매를 넘겼던 점을 고려하면 큰 폭으로 수요가 꺾였다. 넥쏘의 판매 감소율은 현대차의 전용 친환경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대자동차 H강동 수소충전소 전경. 사진=현대차 제공

넥쏘, 작년 정점 찍고 내리막···수소가격 비싸지고 충전소는 태부족
넥쏘는 출시 첫 해인 2018년 내수 시장에서 949대를 기록한 뒤 2019년 4194대, 2020년 5786대, 2021년 8502대로 매년 판매를 늘려왔다. 특히 지난해엔 1만164대를 달성하며 처음으로 1만대를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5000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넥쏘의 수출 실적도 2021년 1118대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363대, 올해 221대로 쪼그라들었다. 현대차의 상용차 라인업인 엑시언트(트럭)와 유니버스(버스)도 수소전기차 버전으로 생산되고 있지만 판매량이 미미해 구체적인 판매량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수소전기차의 판매 감소는 예견된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국에 깔린 수소충전소는 157곳에 불과하고 수소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어서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kg 다 8255원이었던 평균 수소가격은 12개월 만에 9725원(2023년 7월)으로 인상됐다. 반면 같은 기간 2029원이었던 평균 휘발유 값은 1628원으로 400원 가량 떨어졌다.

특히 넥쏘의 국내 판매가격은 6950만원으로, 국고보조금 225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 1000만원(서울 기준)을 뺀 실구매가는 3700만원이다. 동급의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데도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17개사 뛰어든 수소사업···생태계 구축은 여전히 '걸음마'
반면 현대차, 한화, 효성, 코오롱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미래 먹거리로 수소사업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수소 협력 플랫폼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는 총 17개 회원사들이 가입해 협력을 모색 중이다. 이들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 총 감축량의 10% 이상, 2050년 탄소배출 총 감축량의 25% 이상을 수소에너지로 달성하자는 데 합의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에 이르기까지 수소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2030년 국내에서 연 50만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복안이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넥쏘)를 양산한 현대차는 수소전기버스, 수소전기트럭 등 수소전기차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는 중이다.

한화그룹도 재생에너지와 암모니아를 기반으로 청정 수소를 생산하는 통합 생태계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태양광, 풍력 등 기존에 진행하던 재생에너지 사업에 청정 수소 사업을 더해 탄소중립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수전해 기술과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개발도 한화그룹의 핵심 수소사업으로 꼽힌다.

국내에 가장 많은 수소충전소를 건설한 효성그룹도 수소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울산에 건설중인 액화수소 플랜트를 바탕으로 향후 직영 액화수소 충전소를 전국에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효성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탄소섬유는 수소를 안정적으로 운송할 수 있는 수소 모빌리티 분야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코오롱그룹은 국내 최고 수준의 전해질 분리막 기술과 풍력사업‧재활용 에너지 간 시너지를 통해 그린 수소의 밸류 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그룹의 수소사업을 이끄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PEM1, MEA2, 수분제어장치 등 수소전기차의 핵심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구축 중인 수소 밸류체인. 사진=한화그룹 제공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퉈 수소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친환경성과 효율이 매우 뛰어나서다. 수소전기차는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오히려 대기 중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 특히 수소전기차의 연료효율은 50~60%에 달하고 전기차 대비 비교적 짧은시간에 충전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이 같은 수소사업 추진계획은 대부분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다.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비용이 전기 에너지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기 때문이다.

수소는 생산방식에 따라 그레이 수소, 블루 수소, 그린 수소로 나뉜다. 현재 시중에서 쓰이는 수소는 대부분 그레이 수소로, 정유화학공정에서 만들어지는 부생 수소다.

탄소 배출량이 적은 블루 수소, 탄소배출이 없는 그린수소에 비해 투자비용은 적게 들지만 생산량 확대에 한계가 있다. 수소 에너지 활용이 대중화되면 안정적인 공급이 어렵단 얘기다. 특히 부생수소는 정유시설에서 멀어질수록 운송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경제성이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물분해로 얻어지는 그린수소 역시 비싼 생산비용 탓에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부생수소의 국내 생산가격(2018년 기준)은 kg당 2000원 수준이지만 그린수소는 9000~1만원에 달한다.

수소 생태계 구축과 수소전기차 보급이 제자리걸음하는 동안 정부의 지원과 보급목표는 되레 축소됐다. 수소전기차의 보조금 예산은 올해 6334억원에서 내년 6208억원으로 감소했고, 승용 수소전기차 보급목표는 올해 1만6000대에서 내년 9000대로 낮아졌다.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수소전기트럭 청소차.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전문가 "그린수소 생산‧상용차 보급 중심 정책지원 필요"
전문가들은 수소에너지가 기존 화석연료를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다고 보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운행 노선이 일정한 상용 수소전기차(트럭‧버스) 보급을 위한 지원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용현 한국폴리텍대학 부산캠퍼스 전기자동차과 교수는 "현재 우리 정부는 수소전기차에 투자할 여력이 없고, 부생수소는 아직까지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만 무역분쟁 등에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를 지키려면 균형적인 에너지 수급정책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레이수소가 아닌 그린수소나 블루수소를 공급할 수 있다면 상용차 분야에서는 확장성이 충분히 있다"며 "탄소 배출량이 승용차에 비해 월등히 많고 일정한 곳에서 연료를 공급 받을 수 있는 상용 수소전기차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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