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4월 1위 탈환했지만 누적 판매량은 역성장판매 톱10 중 7곳이 '감소'···토요타만 30%대 증가어두운 시장 전망···전문가 "싼 가격 신차 나와야"
7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메르세데스-벤츠는 6683대를 판매해 BMW(5750대)를 제치고 수입차 판매 1위를 탈환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2위에 머물렀던 메르세데스-벤츠는 4개월 만에 시장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메르세데스-벤츠가 1위에 오른 배경은 브랜드의 간판모델인 E-클래스의 물량 확보가 첫 손에 꼽힌다. E클래스는 지난 1월 국내 시장에 출시됐지만 기대 이하의 판매량을 기록해왔다. 지난 1~3월 E클래스의 누적 판매량은 2108대로, 같은 기간 6012대를 기록한 5시리즈에 크게 밀렸다.
지난해 말 예멘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으로 홍해 항로 이용이 어려워져 E클래스의 해외 운송도 지연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운송 지연됐던 물량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일부 대기수요를 해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시장 1위를 탈환한 메르세데스-벤츠의 표정도 밝지만은 않다. 올해 1~3월 누적 판매량은 전년 대비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올해 판매량은 1만740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6%나 감소했다. 올해 누적 판매량 1위인 BMW(2만2718대) 역시 같은 기간 5.2% 감소했다.
아우디 빠진 5강체제로 재편···순위 높아도 판매는 마이너스
올해 누적판매 기준 상위 10개 브랜드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증가한 브랜드는 토요타와 미니, 폭스바겐뿐이다. 볼보(4217대)와 포르쉐(2906대)의 판매량은 각각 20% 넘게 감소했다. 줄곧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3강을 형성해온 아우디(1870대)는 74.7%나 줄어들면서 10위로 밀려났다.
폭스바겐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10.3% 증가했지만 지난해 전 차종 일시 출고중단에 따른 기저효과에 가깝다. 주요 업체 가운데 유의미한 판매 성장세를 보인 브랜드는 사실상 토요타가 유일하다.
토요타는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신차를 출시하면서 전체적인 판매량을 늘렸다. 최근 토요타코리아가 국내시장에 선보인 신차는 알파드, 하이랜더, 크라운 크로스오버, RAV4, 프리우스 등 5종에 달한다. 특히 토요타의 강점인 하이브리드가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로 떠오른 것도 판매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토요타의 고급브랜드인 렉서스 역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춘 ES와 풀체인지 신차 RX를 바탕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우디가 밀려나고 테슬라가 약진한 수입차 시장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테슬라 ▲볼보 ▲렉서스 중심의 5강 체제로 재편된 상황이다. 하지만 점유율이 높은 5강 업체들도 큰 폭의 판매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토요타·테슬라·폭스바겐 선전 배경은 '전동화·신차'
국산차를 포함한 국내 자동차 시장은 경기 침체와 고금리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뚜렷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수입차의 판매량은 더욱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합리적인 가격과 우수한 경쟁력을 갖춘 신차가 적극적으로 출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다양한 신차를 선보인 토요타는 30%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고, 폭스바겐의 전기차 ID.4는 지난 3월 351대나 판매되며 유럽 전기차 판매 1위(테슬라 제외)를 달성했다. 특히 테슬라 모델Y는 3월 한 달에만 5934대나 팔려나가며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경기 침체가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고, 고금리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신차 구매를 미루고 있다"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신차효과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판매 전략을 세워야 의미있는 판매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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