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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중동 긴장 고조···정유·조선·철강 '좌불안석'

산업 에너지·화학 NW리포트

중동 긴장 고조···정유·조선·철강 '좌불안석'

등록 2024.08.15 06:00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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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분쟁 고조···국제유가, 일주일 새 10% 급등정유업계 "경기침체 속 유가 상승세···예의주시"조선·철강 "중동분쟁, 수익성에 악영향 줄 수도"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 간 대치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고조되자, 국내 산업계는 향후 몰려올 파장에 노심초사다. 정유업계는 경기 침체 속 국제유가 상승세를 맞이하면서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고, 조선·철강업계도 중동 정세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과 공급망 차질 등 가능성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동 긴장에 유가 급등···정유업계 '촉각'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업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ICE 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종가 기준 배럴당 82.30 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3.3% 올랐다. 또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0.06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2%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5 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지난달 19일 이후 최고치로 오른 상황이다. WTI 가격은 지난주 초까지만 해도 미국과 중국 경제의 동반 침체 가능성과 그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에 70달러대 초반 대로 떨어졌지만, 이후 일주일 동안 10% 가깝게 급등했다.

이번 국제유가 급등은 중동 리스크 확산으로 인한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하마스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스라엘에 암살당하자, 이란은 보복 공격을 예고했고 이에 따라 중동 지역 내 전쟁 리스크가 확장됐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국제 유가가 오르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이 함께 상승하면서 정유업계에 호재로 다가오지만 이번만큼은 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경기 불황 장기화 속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석유 제품 수요가 하락할 수 있어서다. 이는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 하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와 미국 휘발유 수요 부진 등으로 올해 2분기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3.5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지난 1분기(7.3달러)와 비교해 반토막 났다. 일반적으로 정유업계에선 정제마진 4~5달러 선을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2분기 정제마진은 이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원유 가격이 저렴하고 제품 가격이 비싸면 정제마진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현 상황은 그렇지 않을뿐더러 석유 수요가 둔화되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 속 원유 가격만 오르면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만 현재 유가 상승세로 업계에 미칠 파장을 예측하기엔 섣부르다"며 "13일(현지시간) 기준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세를 나타냈기도 했고 중동 정세와 유가 변동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당장 중동 정세에 맞춰 대응책을 마련하진 않았으나, 리스크 관리는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리스크 관리 차원의 일환으로 원유 도입선 다변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란은 13일(현지시간) 기준 러시아 관영타스통신 인터뷰에서 "며칠 안에, 심시어 몇 시간 안에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라고 밝힌 상태다. 중동지역 내 전쟁 불안감이 지속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정유업계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교역 축소 우려"···조선·철강업계도 '긴장'



중동 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되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에도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정세 불안이 지속되면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이 부담으로 작용해 수익성이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전쟁 발발 시 군함 등 관련 제품의 수요가 증가할 수는 있다"라며 "다만 한국의 경우 무역 의존도가 75%에 달할 정도로 높아, 중동 분쟁 확장으로 항공·운수 시장이 주춤하거나 교역이 축소되면 이에 대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국내 업계에선 대부분 재료를 수입하고 있는데, 분쟁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조선업계의 생산 비용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철강기업 또한 철광석 등 원료를 수입해 오는 과정에서 운임 상승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고, 공급망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통해 공급망을 개편하고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의 정책 시행이 예상됨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의 설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철강 업황이 최근 여러 요인들로 인해 계속해서 부진한 모습인데, 중동 정세 등 대외적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 회복을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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