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6시간 만에 해제...건설사 '안도의 한숨'연말 물량 밀어내기...전국 2만8000가구 분양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오전 4시 40분경 대통령실에서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했다. 전날 10시 23분 비상계엄 선포 후 약 6시간 만이다. 국회가 계엄선포 후 190명의 여야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참석자 전원 동의로 계엄해제요구안을 통과시킨데 따른 것이다.
계엄이 해제되면서 건설사들도 한숨 돌린 모습이다. 비상계엄이 장기화되면 건설사들은 분양일정을 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건설사들이 그동안 시장 개선을 기대하면서 분양을 미뤘지만 내년 전망도 어두워지자 '울며 겨자먹기'로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는 이달 31일까지 10대건설사(도급순위 기준)들이 전국 26개 현장에서 총 2만7860가구를 분양한다고 밝혔다. 이중 일반분양 가구는 1만8486가구다. 업계에선 부동산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분양일정을 조율하던 건설사들이 더 이상 일정을 미룰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사면초가에 빠진 건설사들은 더 늦기 전에 분양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12월은 분양시장의 전형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은 많은 분양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민간아파트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가 시행되며 공사비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 것도 불경기 상황에서도 분양을 강행하는 이유다.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건물을 지을 때 단열·환기 성능을 높이고,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정도를 총 5단계로 평가하는 제도다. 공공분양 아파트나 임대 아파트는 이미 지난해부터 5등급(에너지 자립률 20~40%) 인증이 의무화됐다. 민간 아파트는 내년부터 적용된다. 당시 국토부는 전용면적 84㎡ 1가구 기준으로 공사비가 약 130만원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잠시 좋아졌다가 다시 침체되는 분위기인데 분양시장은 입지나 가격경쟁력이 있으면 잘되는 곳은 잘된다는 생각으로 차라리 미루지 말고 빨리 털자는 생각에 분양하는 단지들이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계엄령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계엄상황이 오래가지 않았고, 선천적으로 변동성이 작은 부동산 시장에 큰 여파는 없을 거라는 분석이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 또한 "일시적으로 국민들의 공포가 있을 수는 있지만, 계엄이 빠르게 해제된 만큼 이에 따른 부동산 시장 여파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향후 정국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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