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硏 "반도체 對美 수출 4.7~8.3% 감소""보조금 철회시 투자 축소 등 대응책 필요""반도체 대체제 없어, 오히려 미국이 손해"
뉴스웨이는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올해 반도체 업계의 전망과 주요 변수들을 살펴봤다.
관세 부과 시 반도체 수출 8.3% 감소 전망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무역법 301조에 따라 올해부터 중국산 반도체에 50%, 철강과 태양광 셀에는 각각 25%, 50%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물론 중국에 국한되긴 했지만, 최근 철강 제품에 공통적으로 25% 관세를 부과한 사례를 보면 모든 나라에 해당 시나리오가 적용될 우려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산업연구원이 발간한 '트럼프 보편 관세의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 멕시코, 캐나다, 한국 등에 대한 관세 부과 시나리오 적용 결과, 대미 수출은 9.3~13.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국내 부가가치는 약 7조9000억원에서 최대 10조6000억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이 중 반도체 수출 감소 효과는 최소 -4.7%에서 최대 -8.3% 수준으로 예측됐다.
미국의 수입 및 관세 구조를 살펴보면, 수입은 품목에 따라 FTA 미체결국인 중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지에서 높은 편으로 나타났고, 기(旣)부과 세율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한국은 2021~2023년 대미 수출 규모 상위 7대 국가 중 반도체 분야서 가장 많은 90억2000만달러를, 점유율은 16%를 차지했다. 분석대상 품목(13개 산업) 기준 한국은 대미 수출의 약 8.5%를 기록했다.
"韓 판매하는 메모리 반도체 대체 어려워"
다음은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과 나눈 일문일답 주요 내용.
▲국산 반도체에도 철강·태양광 셀(25~50%)과 유사한 수준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파장은.
= 반도체, 특히 한국이 미국에 주로 수출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에는 관세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우리는 부과된 관세만큼 가격을 올려서 미국에 판매하더라도 미국 측에서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판매하는 메모리 반도체를 대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관세 부과가 현실화 될 경우, 한국 정부와 기업이 취해야 할 전략적인 대응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 위 질문과 연결하여 부과된 관세만큼 가격을 올려 받아도 될 것 같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정책이 불확실합니다. 보조금 규모가 축소 또는 철회될 경우 우리나라 기업들이 받을 영향과 이들이 가져야 할 전략적인 대응책이 있다면.
= 보조금은 우리가 투자한 금액의 일부를 돌려받는 것입니다. 그만큼 비용이 줄어들게 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조금이 줄어들거나 없어지게 된다면 우리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이점이 그만큼 사라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 투자 축소를 비롯해 생산 제품에 대한 전략 변경 등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반도체 관세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는지.
=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우선 트럼프 행정부가 개별 산업 혹은 제품에 대한 관세 효과를 전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4월에 자동차를 시작으로 개별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텐데, 반도체는 오히려 미국에 손해라는 (위에서 언급한 이유로) 분석이 나오게 된다면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는 현실화가 어려울 듯합니다.
▲올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전망은.
= 올해 한국 반도체 산업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완만한 성장을 이어 갈 듯합니다. 지난해에도 수요 시장에는 큰 변동이 없이 불황에 가까웠는데 수출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HBM을 비롯해 DDR5, LPDDR 등 고부가 제품의 매출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올해도 이러한 기조는 이어질 것입니다.
▲올해 한국 반도체 시장의 주요 변수는.
= 주요 변수로는 역시 중국의 위협이 있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생산된 메모리 반도체가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 우리 기업의 주력 제품과는 군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경쟁은 아직 치열하지 않은 편입니다만, 저가의 레거시 반도체 판매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전체 시장의 가격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기업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기술 격차를 계속 벌려나가야 할 것입니다.
한편, 김 전문연구원은 니혼대학교 상학연구과 경영전략을 전공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에는 주일한국대사관 경제과에서 전문 조사역을 지냈으며, 현재는 산업연구원 경쟁안보·통상전략연구실 전문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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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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