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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쇠퇴하는 건설업, 경제 붕괴로 이어진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쇠퇴하는 건설업, 경제 붕괴로 이어진다

등록 2025.04.08 11:21

수정 2025.04.08 11:43

권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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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퇴하는 건설업, 경제 붕괴로 이어진다 기사의 사진

건설 경기가 몇 년째 하락 국면을 면치 못하자 전후방 산업계의 침체 골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아파트 시공 현장이나 빌딩 프로젝트가 급감하고 도산하는 건설사가 속출하면서 시멘트·철강 등 자재 업계의 실적도 역대급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시멘트 출하량이 4000만톤(t)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2년 전에 비해 20% 감소한 양이자 1980년대로 돌아간 수준이다. 반면 시멘트 재고량은 135만 톤으로 3년 전보다 55%나 불어났다.

철강업계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국철강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 철근 생산량은 779만7000톤으로 3년 전인 2021년보다 25% 감소했고, 같은 기간 재고는 54만2000톤으로 51% 늘었다. 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KG스틸 등 5대 철강사의 실적이 매년 추락하고 있지만 주력 수요처인 건설사들의 주문량 감소가 이어지면서 뚜렷한 돌파구도 없는 실정이다.

이 외 골재 수요 또한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건설 유관 업계에선 IMF 때보다 더 큰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다.

건설업 경기 침체는 후방 산업계는 물론 가전을 비롯해 도어락·인테리어·운송 등 전방 업계의 연쇄적인 일감 부족을 불러오고 있다. 또 최근 대형 개발 사업이 뚝 끊기다시피 하면서 대규모 자금 지원으로 실적을 늘려 오던 금융업계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아울러 건설 현장은 대규모 인력 조달이 필수적이어서 수년에 걸친 시공 기간 동안 단순직 및 전문직 근로자들의 안정된 일자리 역할을 하는 등 국가 실업률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 같은 이유로 제조업의 왕이 자동차라면 '국가 기간산업의 왕은 건설업'이라는 말까지 있지만, 왕으로 군림해야 할 건설업계의 현실은 처참한 상황이다.

건설 업황은 고금리 여파로 몇 년째 후퇴하고 있고 작년 하반기에 잠시 살아나는 듯했던 분양시장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 등 대출 규제와 기습 계엄으로 찬물을 끼얹은 듯 식어버렸다. 탄핵 정국은 끝났지만, 곧장 이어지는 대선 국면으로 시국은 어수선하고 고환율과 각국의 관세장벽 확대로 공사비 추가 상승 우려까지 증폭된 실정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지금처럼 '집값이 솟으면 서민 민심이 달아난다'는 단순한 논리로 접근한다면 경제·산업계 전반에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위기에 처한 건설업계를 구하는 건 국가 산업 전반을 일으켜 세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분양 경기 활성화를 위한 대책과 미분양 주택 매입, 대출 규제 축소 등 범정부 차원의 다각적인 고민과 지원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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