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예상보다 선방에도1분기 영업이익 SK하이닉스에 밀릴 듯SK하이닉스, D램 시장점유율서도 첫 1위
1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 17조1842억원, 영업이익 6조5194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38.3% 증가한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1년 전 대비 125.9% 급증한 규모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8일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은 매출액 7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이다. 이는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성적이었다. 당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매출액 77조원, 영업이익 5조1000억원대를 거둘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잠정실적은 부문별 세부실적이 나오지는 않는다. 다만 예상치를 웃돈 성적을 거둔 배경으로는 올 초 선보인 갤럭시 S25 시리즈가 흥행하는 등 모바일경험(MX) 부문이 견조한 실적을 거둔 데다 반도체 부문을 담당하는 DS부문도 레거시 메모리 반도체 등 D램 출하량이 늘어난 덕에 나쁘지 않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 규모를 8000억~1조1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부 증권사들에서 삼성전자 DS부문이 4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거둘 것이라고 관측했던 점을 감안하면 선전한 것이다.
그럼에도 영업이익 규모를 둔 메모리 왕좌의 자리는 올해 1분기도 SK하이닉스에 내어줄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작년 '만년 2위'의 반란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을 거둬들이며 삼성전자 DS부문 연간 영업이익(15조1000억원)을 앞질렀다. SK하이닉스가 연간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 DS부문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증권가 추정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 격차는 무려 6배 차이가 난다는 뜻이다. 심지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6조5194억원)이 삼성전자 전 사업부문 영업이익 합산인 6조6000억원을 맞먹는다.
이는 HBM 효과가 컸다. HBM 시장은 인공지능(AI) 붐과 함께 메모리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인 만큼 수익성 확보에도 유리하다. SK하이닉스는 이같은 HBM 시장의 큰손인 엔비디아를 고객으로 확보, 대부분의 물량을 소화하며 수익성도 날개 돋친 듯 뛰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1년 가까이 엔비디아의 HBM 퀄테스트(품질검증) 문턱을 넘지 못해 초기 시장 대응에 실기했다. 이는 SK하이닉스에게 밀리는 뼈아픈 결과를 낳았다.
특히 HBM에서의 위상은 올해 1분기 D램 시장점유율에서도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매출액 기준 36%의 점유율로 삼성전자(34%)를 제치고 전세계 D램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D램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 집계가 처음이다.
최정구 카운터포인트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SK하이닉스가 HBM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끊이지 않는 시장에서 D램을 성공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며 "특화된 HBM D램 칩의 제조는 매우 까다로운 과정이었지만, 이를 초기부터 성공적으로 생산해 온 기업들이 이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삼성전자도 HBM4(HBM 6세대) 등 차세대 HBM 시장에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상태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 자리를 통해 "저희가 시장 트렌드를 늦게 읽는 바람에 (HBM) 초기 시장을 놓쳤다"면서도 "지금 조직개편과 모든 기술 개발 토대를 마련했고 지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HBM4) 하반기 양산 목표로 차질 없이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7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6조800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할 전망"이라며 "HBM이 차별화된 수익성을 견인, 경쟁사 대비 양호한 수익성이 경쟁우위를 재차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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