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4월 21일 월요일

  • 서울 20℃

  • 인천 19℃

  • 백령 12℃

  • 춘천 19℃

  • 강릉 15℃

  • 청주 22℃

  • 수원 21℃

  • 안동 18℃

  • 울릉도 11℃

  • 독도 11℃

  • 대전 22℃

  • 전주 21℃

  • 광주 20℃

  • 목포 18℃

  • 여수 16℃

  • 대구 20℃

  • 울산 13℃

  • 창원 15℃

  • 부산 14℃

  • 제주 19℃

산업 HBM서 기회 엿 본다··· 美 마이크론, 삼성·SK 맹추격

산업 전기·전자

HBM서 기회 엿 본다··· 美 마이크론, 삼성·SK 맹추격

등록 2025.04.21 15:06

정단비

  기자

공유

인재 유치와 생산 인프라 확장트럼프 보호무역 하의 성장 기회삼성전자·SK하이닉스 맹추격

HBM서 기회 엿 본다··· 美 마이크론, 삼성·SK 맹추격 기사의 사진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이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담부서를 꾸리는가 하면 생산능력을 키우면서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바짝 뒤쫓고 있다.

특히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내에서 3위에 머물러있던 마이크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 하에서 오히려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여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 17일(현지시각) 클라우드 메모리 사업부(CMBU), 핵심 데이터센터 사업부(CDBU), 모바일 및 클라이언트 사업부(MCBU), 자동차 및 임베디드 사업부(AEBU) 등 크게 4개 사업부로 재편한다고 밝혔다.

이는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사업부를 고객 중심으로 재편했다는 설명이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HBM 전담 사업부가 신설됐다는 점이다. CMBU 사업부는 대규모 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 고객을 위한 메모리 솔루션과 모든 데이터 센터 고객을 위한 HBM에 집중하게 된다.

HBM 6세대인 HBM4 등 차세대 HBM에서는 고객 맞춤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객들의 요구를 수용, 적기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최근 HBM 시장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대학에서는 '당일 채용'이라는 파격 조건을 내걸고 인재 유치에 나섰었다. 마이크론은 또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경력직 인재들을 끌어오고자 원천징수 기준 연봉 10~20% 인상, 거주비 지원 등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글로벌 파운드리 강자인 대만 TSMC 전 회장인 마크 리우를 이사회에 영입했다. 이 또한 HBM 시장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생산능력(캐파)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재 대만에 HBM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마이크론은 앞서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의 공장 2곳을 인수해 증설에 나섰다. 더불어 내년 가동 시작을 목표로 싱가포르에 HBM 전용 공장 착공에 들어갔으며 미국 아이다호주와 일본 히로시마 공장도 내년 HBM 생산 시설을 가동할 예정이다. 2027년에는 미국 뉴욕주에서도 HBM을 만드는 등 생산 기지를 넓혀가고 있다.

HBM 생산의 필수 장비인 TC본더도 한미반도체와 일본 신카와 등으로부터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다. 마이크론이 올해 상반기 한미반도체에서 사들인 구매량은 이미 작년(30대 수준으로 추정)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하면서 마이크론에게는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D램 시장은 그간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 2위를 놓치지 않았던 곳이다. 마이크론은 2위와도 격차가 나는 3위를 지켜왔지만 최근 약진하고 있다. D램 시장 내 HBM 비중이 커지면서 판세를 뒤집을 키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각변동은 시작됐다. HBM 시장에서 선두를 쥔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D램 시장 매출 1위를 달성했다는 점에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올해 1분기 메모리 보고서를 보면 SK하이닉스가 매출액 기준 36%의 점유율로 전세계 D램 시장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각각 2위, 3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점유율 34%)와 마이크론(25%)의 점유율 격차는 9%p 수준이다.

마이크론은 HBM3E(HBM 5세대)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퀄(품질검증)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진다. SK하이닉스에 이은 두 번째로 이는 삼성전자를 앞선 것이기도 하다.

이에 마이크론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되는 HBM 시장에 승부수를 걸며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서 양강체제를 형성했던 D램 시장 내 지각변동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선두를 뺏기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 등을 통해 기술 우위를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HBM은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으로 경쟁력을 잃는 순간 따라잡기 힘들다"며 "이에 마이크론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빠른 시일 내에 잡기 위해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메모리와 비메모리에서 미국이 선두를 차지해 반도체 패권국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자국 기업 등을 지원할테고 미국 기업인 마이크론에게는 성장 기회로 작용, 국내 반도체 기업들을 추월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국내 기업들은 기술 경쟁력을 통해 격차를 벌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