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도 승진" 불신 확산'성과보다 관계 우선' 비판 쏟아져
문 대표는 2001년 정유경 회장과 결혼하며 신세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그룹 내 투자 및 전략 부문을 두루 거쳐왔고 최근에는 신세계의 스타트업 투자회사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이끌어왔다. 그룹은 이번 승진에 대해 "온라인 영역의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적이나 성과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신세계는 이번 인사를 통해 "위기 극복과 경쟁력 회복을 위해 성과 중심의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대표의 승진 과정에서 드러난 설명의 부족과 겸직 인사의 전개 방식은 '성과주의'라는 슬로건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하지만 문 대표가 이끈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3억31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6억81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그룹 안팎에서는 "성과보다 관계가 더 중요했다"는 자조 섞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문 대표는 과거 소프트뱅크와 신세계I&C, 이마트,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요직을 맡아왔다. 특히 시그나이트파트너스 대표로서 스타트업 투자에 주력해왔으나 이 회사가 그룹에 실질적 수익이나 전략적 전환점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문 대표가 주도해온 투자 포트폴리오 대부분은 비공개 상태며 성공 사례도 시장에 명확히 드러난 바 없다.
경영 능력과 별개로 문 대표가 정 회장의 남편이라는 사실은 이번 인사 전반의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요소다.
기업 내부에서조차 "누가 봐도 오너 일가 챙기기"라는 볼멘소리가 흘러나온다. 문 대표가 사장으로 올라선 배경이 정당하다면 그룹은 그 성과와 기준을 투명하게 제시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오너 일가가 승진하면 늘 나오는 말이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것인데 언제부터 무엇을 했고 어떤 실적을 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면 그것은 단지 포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이번 인사로 내부 안정과 신사업 강화를 동시에 노렸지만 결과적으로는 총수 일가의 영향력이 다시 한 번 부각되며 '공정 인사'라는 명분이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그룹 안팎의 시선이 문 대표의 향후 성과로 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가 아무리 뛰어난 성과를 내더라도 이번 인사 자체에 남긴 인상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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