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60달러 턱걸이··· 유럽·미국 등 선진국 증시 ↓韓·中·日 및 신흥국 증시도 동반 약세 유가, 수요부진·경기우려로 추가 하락 가능성전문가들 “내년 하반기에나 안정될 것”
특히 유가 하락 속도가 빨라지면서 그 위기감도 점차 심화되고 있다. 단순히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이 아닌 수요 부진 여파까지 작용하고 있는 만큼 유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증시가 또 한 번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새벽(한국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88달러 내린 배럴당 60.9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당초 70달러선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을 불과 한 달여만에 무너뜨리는 가파른 하락 속도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앞으로 유가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가격 하락은 단순히 공급 증가 뿐 아니라 수요 감소가 동시에 작용해 나타난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발간한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전세계 원유 수요는 올해보다 감소한 2890만배럴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미국 에너지정보청도 지난 5일 기준 주간 미 원유 재고는 전 주 대비 150만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유가 하락은 글로벌증시에도 곧바로 영향을 미쳤다.
이날 새벽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51%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64%, 1.73% 약세로 마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내림세를 이어가며 최근 사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나갔다.
또한 해당 이슈는 서구 선진증시 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한국 같은 아시아 국가 및 신흥국증시에도 악재가 된 모습이다.
엔저 지속으로 오름세를 이어가던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4% 넘게 급락하는 중이다. 3개월 전에 비해 30% 가까이 급등했던 중국상해지수도 조정을 받았고, 코스피 역시 1980선을 상회하던 주가가 1920선 초반까지 밀려난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으로 촉발된 글로벌증시 불안이 단기간 해소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는 단순한 원유 거래 가격이 아닌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이자,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나타내는 지표 가운데 하나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지금의 유가 하락은 공급 측면과 함께 수요 부진이 복합적인 작용해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이는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기 전에는 해소되기 어려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2015년 글로벌 경기는 상저하고 형태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가 하락세는 3분기 이후 글로벌 경기가 회복 추세로 접어들어야만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국내증시 역시 쉽지 않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연말증시가 시작됐음에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본의 중의원 선거, 유가 하락 등 부정적인 이벤트가 잇따라 발생했다”며 “글로벌증시까지 뒷걸음질치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국내증시의 반등 가능성까지 요원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KB투자증권 백윤민 연구원도 “국제 유가 하락으로 주요 선진국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디플레이션 우려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급격한 유가 하락은 국내증시에도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날에 이어 또 다시 1% 넘게 약세를 보이며 오후 2시5분 현재 전날보다 21.03포인트(1.08%) 내린 1924.53에 거래되고 있다.
김민수 기자 hms@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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