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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감성에 빠지다

제약업계, 감성에 빠지다

등록 2015.10.15 14:29

황재용

  기자

‘리베이트 투아웃제’ 시행 후 영업방식 변화셀카봉·온열마우스패드 동원 감성마케팅 대세

불법 리베이트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제약업계에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했다. 바로 작지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감성영업’이다.

제약업계에서 영업은 회사 매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다른 제품군과 다르게 의약품은 의사나 약사가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처방한다. 일부 소비자가 본인의 의지로 의약품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효과와 부작용 등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사와 약사의 말에 따라 환자가 의약품을 복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제약영업은 개인을 상대로 하는 영업이라 회사 인지도보다는 영업 담당자의 노력이 더 큰 영향력을 미친다. 즉 영업사원 개인의 노력에 따라 자신의 회사 의약품 처방이 가능하고 이는 개인의 실적과도 상당한 연관이 있다.

이에 그동안은 제약업계에서는 금품을 제공하는 불법 리베이트 영업이 대세였다. 리베이트를 제공하면 손쉽게 자신이 원하는 의약품 처방이 이뤄진 것.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시행되면서 제약업계가 그동안 고수해온 불법 리베이트 영업이 불가능해졌다.

리베이트 투아웃제란 1년 안에 두 번 이상 리베이트가 적발된 경우 건강보험에서 해당 품목이 영구 삭제되는 제도다. 다시 말해 리베이트 투아웃제에 걸리면 처방이 어려워져 결국 제약사에게는 이것이 사망선고와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제약사 영업사원들이 의약품 판매를 위해 금품을 제공하는 대신 의사와 약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감성영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영업사원들은 최신 트렌드에 맞는 개성 있는 판촉물을 통해 의사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먼저 작지만 오랜 기억을 남길 수 있는 아이템들이 있다.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셀카봉은 물론 바쁜 진료일정으로 드라마를 쉽게 접할 수 없는 의사들을 위한 드라마 원작소설이 대표적인 예다.

또 과자 안에 운세가 적힌 쪽지가 있는 포춘쿠키와 의사와 약사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료나 지역특산물도 인기가 높다. 추위가 시작되는 지금은 다른 아이템보다 온열마우스패드 등 작지만 따뜻한 선물이 판촉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학술정보로만 무장한 영업사원들도 있다. 제약영업의 가장 기본이 되는 학술정보 전달에 초점을 맞춰 최신 학술정보와 의약품 개발 에피소드 등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 역시 의사와 약사의 가장 큰 관심거리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도 이들의 마음을 훔칠 수가 있는 셈이다.

아울러 맛집을 돌며 함께 식사를 하거나 스포츠를 통해 소통하는 경우도 있다. 또 영상편지나 손난로 등의 깜짝 선물을 통해 의사와 약사의 마음을 여는 방식도 빼놓을 수 없다.

일부 국내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경우는 ‘애국심 마케팅’을 펼치기도 한다. 신약을 보유한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제약사의 의약품보다 토종 신약을 처방해달라고 호소하는 방법이다. 이 외에도 메신저를 활용해 안부를 묻거나 시중에 떠도는 찌라시 정보를 전달하는 소소한 일상 마케팅 방법도 효과적이다.

이에 대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강화되는 리베이트 규제 등 시대적 흐름에 맞춰 제약영업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그중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개성 있는 아이템들이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작지만 따뜻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이런 영업 방식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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