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신년사부터 똑똑해지자 강조현대차 대표 건설로 반포주공 품어H라인 앞장···2년 연속 1조클럽 눈앞해외도 다변화···삼성물산 넘는다
이렇듯 주택시장에서 힘을 주는 가운데 현대건설이 그 어느때보다 똑똑해지고 있다. 올해 국내 공공·민간투자는 물론 저유가 등으로 해외사업마저 불투명하다고 본 정 사장이 한 단계 더 스마트해지고 똑똑해지자는 목표를 내세우고있다. 그는 아예 ‘속도(Speed)’ ‘체계적인(Measurable) 관리’ ‘달성 가능한(Attainable)’ ‘현실화(Realize)’ ‘때를 가리지 않는(Timeless) 안전’의 앞 글자를 따 ‘SMART’란 키워드도 내걸었다.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현장에서 신속·기민해야 하고 경험에 의존하기보단 체계적이고 선제적으로 위험관리를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또 빈틈 없이 계획을 세워 도달할 수 있는 목표를 정해야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생각. 마지막으로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이야말로 건설업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게 정수현 사장의 신념이다.
정 사장의 스마트 경영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8조7445억원, 영업이익 1조52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7% 증가하면서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선 것. 당기순이익도 6504억원으로 1년 새 11.4%나 늘었다. 국내 주택 경기 활성화로 수익성이 좋아졌고 UAE 원전, 쿠웨이트 해상교량 공사 등 해외 실적이 쌓이면서 영업이익이 늘었다는 평가다.
국내 건설업 역사가 수십 년에 달하지만 내로라하는 대형사들조차 줄줄이 영업이익 1조원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1947년 창립해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건설업계 ‘맏형’ 현대건설이 비로소 1조클럽에 가입, 제 몫을 해낸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쟁쟁한 건설사들조차 매출은 많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1조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현대건설이 불황에도 제 몫을 해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상승세는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업계 최초로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 달성에 청신호가 켜진 것. 현대건설은 올해 2분기 매출이 4조2178억원, 영업이익이 281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분기와 비교해 각각 2.1%, 23.3% 증가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로 보면 현대건설은 매출 8조3475억원, 영업이익 510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1분기 2290억원에 이어 2818억원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달성도 긍정적이다. 현대건설은 2분기 이란 캉간 석유화학단지, 싱가포르 매립공사, 힐스테이트 송도 더테라스 등을 수주해 9조3405억원을 기록했다.
수주잔고도 상반기 기준으로 66조7805억원을 유지하고 있어 약 3~4년간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현대건설은 올해 하반기에 주요 주택사업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연간 목표 달성도 무난할 전망이다. 힐스테이트는 물론 강남 고급 주택시장을 겨냥한 디에이치도 개포나 반포 등 강남에서 승승장구하는 등 강남 패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스마트 경영이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도 정 사장은 긴장의 끊을 놓지 않고 있다. 올해 하반기 돌발악재가 산재해 있어 시장을 예측할 수 없다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정 사장은 지난 7월 본부장, 지시장, 현장소장 등을 본사로 불러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 ‘하반기 수주 총력 및 생존 전략 공유’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력’과 ‘생존’이라는 단어에서 지속성장을 위한 현대건설의 절박함이 묻어난다. 정 사장은 이 자리에서 국내외 영업관련 부서의 시스템을 점검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직과 구성원간 위기의식을 공유하면서 돌발변수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해외사업 다변화에도 그가 공을 들이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중동 지역 중심 수주 전략에서 과감히 탈피해 중남미·독립국가연합(CIS) 지역 등 신흥 시장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존 전통시장이던 중동 지역에서는 고부가가치 수주를 확대하는 한편 신흥 시장에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신규 진출 지역에 생산과 판매 거점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현지 인지도를 적극 활용해 베네수엘라·칠레·우즈베키스탄에서 신규 수주를 일궈내고 있다. 또 지난 5년간 꾸준히 신흥 시장 문을 두드린 결과 현대건설은 2011년 이후 중남미·CIS·유럽 지역 등 11개국에 새롭게 진출하며 글로벌 건설 지형을 확대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대표건설사로 업계 맏형으로 대한민국 건설을 이끌어온 현대건설이 최근에 양보다 질을 중요하는 등 스마트 경영으로 내실을 기하고 있다. 그 중심에 정수현 사장이 있다. 정통 현대만 답게 추진력으로 삼성물산을 제치고 업계1위 등극도 가능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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