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신청기업 15곳 중 엔지켐생명과학만 통과코넥스→코스닥도 힘들어···코넥스 기대주도 고배 차바이오텍 사태·금감원 R&D 테마감리 등도 영향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기술특례상장을 신청한 기업은 15개 업체로 이 중 국내 증시까지 무사히 통과한 기업은 엔지켐생명과학 단 1곳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코넥스 기대주로 꼽히던 '카이노스메드' 등이 기술특례 상장에서 고배를 마신 점이 눈에 띈다. 여기에 같이 탈락한 바이오인프라와 브릿지바이오 역시 업계 성장 유망주로 꼽혀왔다.
바이오벤처 카이노스메드는 파킨슨병 치료제를 연구하면서 코넥스 시장에서 러브콜을 받아온 기업인데, 올해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하려던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 회사는 코넥스 시총 1위인 툴젠을 제치고 거래 대금 1위를 여러차례 차지하면서 코스닥 이전상장에 높은 기대를 걸어왔다.
암진단업체 바이오인프라도 코스닥시장 상장 기술특례에서 예상밖으로 탈락하면서 장외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특히 이 회사의 경우 최근 강남 큰손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몰린 것으로 알려진 곳이기도 한데, 기술평가 탈락 이후 대다수의 비상장 바이오기업들의 거래가 뚝 끊겼다.
브릿지바이오 경우 선진국형 신약 개발 사업모델인 NRDO를 국내 최초로 도입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회사다. 뒤이어 후발 NRDO 기업까지 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등 국내 바이오 생태계 구축에도 적잖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브릿지바이오가 상장에 앞서 진행한 기술성평가에서 탈락한 것을 놓고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상당수다였다.
상황이 이렇자 아예 상장을 연기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체외진단 전문기업 젠바디는 상장을 올해에서 내년 이후로 연기했다.
바이오업계의 R&D비용 논란으로 외부 회계 감사가 깐깐해진데다, 차바이오텍 사태에 이어 이번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까지 등 바이오 기업의 특례상장이 이전보다 더 깐깐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력을 갖췄음에도 수익성이 낮아 상장 문턱을 넘지 못하는 기업을 위한 제도로, 기술평가기관 3곳 가운데 2곳에서 A·AA등급 이상을 받은 회사는 실적과 상관없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2005년 바이로메드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50여개 기업이 기술특례 상장에 성공했는데, 특히 바이오 업체들이 이 제도를 많이 활용해왔다.
바이오 업체들의 경우 매출보다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주력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연구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초기에 연구개발비 조달이 여타 업종보다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술특례상장에 대한 업계의 시선이 곱지 않은 부분도 있다. 바이오 기업의 경우 사업영역이 워낙 세분화돼 있는데 기술성 평가 기관이나 거래소가 제대로 심사할 능력이 있는지조차 의문이라는 것이다. 또 기술성 평가를 통과해도 거래소의 소수 전문가 회의에서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있다보니 불신이 쌓인 사례도 많다.
이러한 대표적 사례가 '코넥스 대장주'로 오랫동안 군림해왔던 '툴젠'이다. 툴젠은 지난 2015년 말과 2016년 초 상장 신청을 진행했고 당시 기술성 평가에서 "상장에 문제없다"라는 평가 등급을 받았지만, 결국 그때마다 거래소 최종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해로 3번째 상장 시도 중인 툴젠은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한 본격 준비에 나서고 있다. 툴젠은 늦어도 내달까지 이전처럼 기술특례상장으로 할 것인지, 혹은 테슬라상장을 할 것인지 대해 결정을 내릴 예정이며 올해 8월 상장 목표로 하고 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yoon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