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상장 추진” 발표에도 반응 시큰둥 출범 초기 ‘적자 행진’ 벗어나는 게 급선무 취약한 수익구조 탓에 올해도 흑자 불투명 “IPO가 자본확충 유리···무리하진 않을 것”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2020년을 목표로 IPO를 계획 중이다. 이용우·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지난 26일 열린 간담회에서 “내년부터 상장 준비에 착수하겠다”며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했다.
카카오뱅크가 갑작스럽게 ‘상장 카드’를 꺼내든 것은 그간 진행해온 주주 중심의 유상증자보다 IPO가 자본 확충에 더 유리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단 상장 시기는 2020년 이후가 될 것으로 은행 측은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의구심 섞인 시선이 적지 않다. 카카오뱅크가 아직 ‘흑자전환’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045억원, 올 1분기에도 53억원의 순손실을 각각 기록하며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가입자 633만명에 수신 8조6000억원, 여신 7조원이라는 좋은 성적표를 내보였고 올 들어 적자폭도 크게 줄었으나 여러 요인을 감안한다면 흑자를 기대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이는 가계대출에 의존하는 수익구조와 관련이 깊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초기인데다 수수료 면제 정책까지 펼쳐온 터라 사실상 이자이익 외에는 별다른 수익원이 없는 실정이다. 예대금리차가 2.13%(1분기말 기준)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지만 여·수신 잔액 규모로 따지면 실질적인 수익은 크지 않은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각종 고정비와 투자비를 반영하면 올해도 흑자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인터넷은행을 도입한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에도 각 은행이 흑자로 돌아서는 데는 3~5년, 길게는 7년 정도가 걸렸다.
이러한 환경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 역시 흑자 전환 예상시점에 대한 질문에 “판단이 어렵지만 IPO를 준비한다는 말에 답이 있다”는 모호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뱅크가 상장을 추진하기에 앞서 수익구조 개선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현 시점에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했다간 시장으로부터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기업공개 계획을 세운 것은 사업 성장속도를 봤을 때 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라며 “흑자전환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본 게 아니겠나”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장 환경에 따라 상장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면서도 “이 과정에서 단순히 흑자만을 위해 투자를 줄이는 실책은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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