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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대우조선 데자뷔···아시아나에 ‘마이너스통장’ 8000억 지원

[아시아나 매각]이동걸, 대우조선 데자뷔···아시아나에 ‘마이너스통장’ 8000억 지원

등록 2019.04.23 14:4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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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산경장 회의서 ‘아시아나 지원방안’ 확정 영구채 매입 5000억에 ‘신용한도’ 8000억까지금호측 요구 금액의 3배···전망치 ‘1조’ 웃돌아채권단의 ‘매각 의지’ 반영···부담도 크지 않아이동걸 “신뢰 회복할 수준의 자금 조달 필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에 총 1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요청한 5000억원의 세 배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2017년 대우조선해양을 지원할 때와 같이 ‘신용한도’ 설정 방식을 채택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의 지원 방안을 확정했다.

회의를 주재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영구채 매입 5000억원, 신용한도 8000억원 등 총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자본을 확충하고 유동성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상황이 양호하고 인수합병(M&A) 동의를 포함해 대주주가 신뢰할 만한 자구안을 제출했다는 정부와 채권단의 공통된 인식에서 비롯됐다. 이로서 채권단도 예고한대로 오는 25일 이전에 아시아나항공을 위한 가시적 조치를 내놓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회사채(600억원 규모)의 만기가 돌아온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 작업과 매각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홍남기 부총리는 “아시아나항공은 수익성 낮은 노선의 폐쇄 등 경영개선 노력과 함께 올해 계약 체결을 목표로 M&A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못박았다.

눈여겨볼 부분은 시장의 전망치인 1조원을 웃도는 지원금이 책정됐다는 점이다. 당초 금호아시아나 측이 원한 금액은 5000억원이었으나 채권단은 신용한도 8000억원에 스탠바이LC(보증신용장) 3000억원을 더해 총 1조60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마련했다. 신용한도는 필요 시 꺼내 쓸 수 있는 일종의 ‘마이너스통장’이다.

여기엔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향한 채권단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일각의 평이다. 이달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안정을 기약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자금이 들어갈 것”이라며 “그래야만 시장의 신뢰를 얻어 향후 매각과 아시아나의 정상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을 위해 ‘스탠바이’로 조금 더 지원할 수도 있다”며 이러한 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에도 똑같은 처방을 내린 이력이 있다. 분식회계 후폭풍에 추가 부실이 발생하자 2조9000억원을 투입했는데 이 때 채택한 방식이 바로 ‘크레딧 라인’(한도대출)이었다. 그리고 올 들어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산은은 대우조선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조선합작법인’에 1조원 상당의 크레딧 라인을 약속한 상태다.

이는 추후 발생할 자금 수요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신용등급이 BB+ 이하로 떨어지거나 회사채 유효신용등급이 소멸되면 투자자로부터 1조1000억원 규모 ABS(자산유동화증권) 잔액의 조기지급을 요구받을 수 있는 처지였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감안했을 때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그만큼의 자금이 필요했던 셈이다.

다만 ‘신용한도’에 따른 채권은행의 부담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 번에 지원되는 것도 아닐뿐더러 아시아나항공이 매각 방침에 힘입어 회복 수순을 밟고 있는 만큼 각 투자자가 조기상환을 요구할 동기도 크지 않아서다. 대우조선 역시 한도대출로 지원받은 2조9000억원 중 3500억원 정도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이동걸 회장은 “채권은 투자의 성격을 띠는 만큼 회사가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면 투자자도 이를 회수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시장의 신뢰가 흐트러지기 전에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면 통상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자본보완 정도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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