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행원 채용 방식 전면 개편 추진 공채 줄이고 ‘수시’ 늘려 효율성 제고 인턴십, 디지털 수시 채용 도입 유력 취업 준비생 설자리 좁아질까 우려도
다만 공채와 달리 일정한 격식이 없는 수시 채용 특성상 자칫 취업 준비생의 우려를 낳을 수 있어 어떤 방식으로 공정성을 담보하느냐가 과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최근 채용 방식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6~8주의 인턴 기간을 거쳐 우수 인력을 선발하는 ‘채용연계형 인턴십’과 디지털 등 전문 분야를 수시로 뽑는 ‘전문 분야 수시 채용’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필요한 인력을 원하는 시점에 채용함으로써 금융권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려는 조치다. 정기 공채의 경우 대규모 인력을 한 번에 충원한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일단 직원을 뽑아 놓고 교육 후 업무에 배치한다는 점에서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엔 제약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또 지금처럼 1년에 한 번 실시하는 공채로는 더 이상 적합한 인재를 선발할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게다가 디지털 같은 분야엔 오히려 수시 채용 방식이 적합한 것으로 여겨진다. 대부분 전문 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경력자를 필요로 하는데 이러한 인재가 정기적으로 구직에 나서는 게 아닐뿐더러 진행 중인 사업 방향에 따라 요구되는 역량도 다를 수 있어서다. 이에 디지털 인력 확충에 나선 다른 은행 역시 디지털 부문에서는 수시 채용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구상 중인 두 방안을 그대로 시행하면 KEB하나은행은 수시 채용 제도를 정착시키는 첫 번째 은행이 된다. 올 들어 현대자동차그룹이 정기 공채를 폐지하는 등 산업계 전반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나 은행 중에서 아직 전통적인 채용 방식을 포기한 곳은 없다.
하지만 수시 채용엔 분명 맹점이 존재한다는 게 업계나 취업준비생의 전반적인 시선이다. 특정인에게 정보가 쏠려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게 첫 번째다. 모집 공고가 수시로 나오고 채용 시점도 제각각이면 관련 부서에 지인을 둔 사람이 더 유리할 것이란 우려가 적잖이 흘러나온다.
채용 과정을 100%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있다. 만일 필기시험을 없애면 당락을 가를 만한 지표가 부족해지고 소수의 인원이 지원하게 되는 만큼 블라인드 채용 원칙도 깨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은행이 경력자를 선호하거나 특정 분야만 집중 선발한다면 신입 직원의 설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는 것도 취업준비생의 걱정거리 중 하나다.
따라서 KEB하나은행은 수시 채용 확대에 앞서 이 부분을 명확히 풀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원자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기준을 마련하거나 채용 과정을 면밀히 점검할 내부통제 부서 구축 등 노력이 요구된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수시 채용 확대를 고려하는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외부의 다양한 시선을 반영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신입 공채를 폐지한다거나 채용 규모를 줄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