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씨티은행 소매금융 임직원은 939명”노조는 “본점·관리직군 더하면 2500명이 정확”‘고용승계’ 화두 국면에서 기초 숫자 놓고 혼선금융권 “점포직원뿐만 아니라 본점직원도 더해야”
금융당국이 산정한 씨티은행 소매금융 임직원 수는 939명인데 노동조합은 2500여명이라고 주장해 당장 매각 과정에서 이들의 고용승계 문제와 인건비 산정에 난항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3일 씨티은행은 이사회를 마친 이후 “복수의 금융사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면서도 “이들 금융사들이 소매금융 직원들의 고용승계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를 접한 노조는 인수의향 기업들의 실사를 저지하고 입찰에 참가한 기업 대표자를 찾아가 입찰 철회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고용승계를 전제조건으로 한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기본 사실관계인 임직원 숫자부터 평행선을 달려 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8일 금융권 목소리를 종합하면 발단은 금융당국 발표였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16일 ‘미국 씨티그룹의 소매금융 출구전략 추진 발표 관련’ 참고 자료를 내놓으면서 씨티은행 전체 임직원 수 3500명 가운데 소매금융 임직원 수는 939명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해당 직원 수는 소매금융 영업점 직원 수만 더한 것”이라며 “본점 등 전체 소매금융 임직원 수를 더하면 2500여명”이라고 반박 중이다. 씨티은행 역시 금융당국이 선제적으로 밝힌 939명이라는 소매금융 임직원 수에 드러내놓고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안팎에선 노조가 집계한 숫자가 좀 더 현실적이라는 점에는 뜻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씨티은행 사정에 밝은 금융권 관계자는 “씨티은행 소매금융 임직원 수 939명은 소매금융 관련 본점 직원이나 관리직군까지 더하지 않은 영업점 인원만 집계한 숫자”라며 “본점과 관리직군 역시 소매금융 매각 시에 고용문제나 근로조건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합계해서 추산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런 숫자 차이는 고용 관련 비용 집계에서 눈덩이처럼 간극이 벌어지므로 정확한 집계가 중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씨티은행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임직원 평균 연봉은 1억1200만원으로 이는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평균 근속 연수도 18.2년으로 퇴직금 산정도 상당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씨티은행은 다른 시중 은행과 달리 2000년대 초반에 폐지한 퇴직금 누진제도 유지 중이다. 퇴직금 누진제는 근속 연수에 비례해 퇴직금을 쌓는 제도로 이를 금융당국이 추정한 소매금융 임직원 939명에 대입해 추정하면 이들 직원 퇴직금 규모만 1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선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매각 대금이 2조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퇴직금 규모만 그 절반에 이르면 가뜩이나 인수 기업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상황에서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금융권의 목소리다. 939명을 전제조건으로 한 추산이 이런 실정이니 2500여명이라는 2배 이상의 임직원 수로 추정하면 이 금액은 비례해 불어나거나 그 이상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노조 관계자는 “소매금융 939명이라는 숫자부터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며 “여러 차례 대외 소통을 통해 바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임직원 수에 대해선 정확한 숫자를 말한 적이 없고 그런 집계가 나오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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