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전망···고점 대비 주가 반토막 '원히트원더' 극복 과제···'배그' 이후 흥행작 필요인도, 중동, 북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서 먹거리 탐색신성장동력 딥러닝, 버추얼 휴먼, NFT 등 내세워
향후 성장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장병규 의장과 김창한 대표 등 대표 경영진들이 소통에 직접 나서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크래프톤 주가는 지난해 말 46만원에서 지난달 28일 27만4500원으로 한달 새 40.33% 하락했다. 코스피 기준 한달 간 가장 급격한 하락폭을 보인 종목이다. 고점 대비로는 절반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원히트원더 리스크···배틀그라운드 이후 차기작 흥행 필수 = 크래프톤은 지난 2017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을 기반으로 지난해 IPO(기업공개)에서도 성공하며 국내 굴지의 게임사로 자리잡았다. 당시 시가총액도 국내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을 웃돌 정도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 이후 특별한 흥행작을 내놓지 못한 것은 약점으로 작용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원히트원더로 불리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출시한 후속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역시 시장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소위 짝퉁 게임 등 유사작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도 리스크다. 배틀그라운드는 100명의 인원이 전장에서 벌이는 배틀로얄 게임으로, 출시 당시 독특한 게임성을 인정받아 유저들의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플레이 방식 자체로 히트를 이끈 게임이기 때문에 카피캣 작품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실제로 배틀그라운드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카피캣 게임들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싱가포르 게임회사 가레나와는 지적재산권 문제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
크래프톤은 올해 상반기 '언노운월즈'의 신규 IP게임 '프로젝트 M'과 하반기 '칼리스토 프로토콜(서바이벌 호러)', 프로젝트 비링엄(오픈월드 서바이벌) 출시 예정이다. 여타 게임회사보다 크래프톤의 신작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향후 이들의 성과에 따라 실적과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펍지 유니버스의 확대를 통한 팬덤 확보도 주목할 만 하다. 크래프톤은 최근 펍지 유니버스의 새 단편 영화 '방관자들'을 공개했으며, 웹툰 제작사 와이랩과 협업해 배그 세계관을 기반으로 제작한 웹툰 시리즈를 네이버웹툰에서 연재하는 등 콘텐츠 사업도 확장중이다.
◇M&A 통해 인도 시장 공략···중동·북아프리카로 확대 = 장병규 의장은 지난달 25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최근 크래프톤의 주가 하락에 대해 "경영진의 일원으로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며 "단기간에 주식 올리는 재주는 없지만, 장기간에 걸쳐 회사 가치를 올리는 일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고 앞으로도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크래프톤이 내세우는 장기 전략은 인도, 중동, 북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서의 활발한 사업 전개다. 이미 실적발표 컨퍼런스콜과 각종 기자간담회에서 수차례 신흥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 언급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에만 인도 IT기업에 약 8000만 달러(한화 약 949억원)을 투자했다. 이스포츠 기업 노드윈 게이밍,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로코, 웹소설 플랫폼 프라틸리피, 인도 얼리 스테이지 펀드 쓰리원포, 소셜 플랫폼 FRND 등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3일 인도 스포츠게임 전문 개발사 '노틸러스 모바일'에 540만 달러(한화 약 65억원)를 투자했다. 크래프톤이 인도 기반의 게임개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첫 번째 투자다.
크래프톤이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다국적 컨설팅 기업 KPGM에 따르면 인도의 온라인 게임산업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34%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약 2조원, 2025년까지 4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이미 지난해 7월 인도 시장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배그M)을 출시한 이후 44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5000만건을 돌파하는 등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게임시장을 대상으로 한 직접 투자 또한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중동, 북아프리카 시장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NFT·웹3.0 신사업 추진···메타버스 '방점' = 김창한 대표는 최근 사내 소통 프로그램에서 ▲딥러닝 ▲버추얼 휴먼 ▲VR ▲NFT/웹 3.0 등을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향후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크래프톤이 내세운 사업을 살펴보면 향후 미래에 '메타버스'와의 연계 가능성에 방점을 둔 것을 엿볼 수 있다.
버추얼 휴먼(가상인간)은 메타버스 세계의 몰입감을 더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넷마블의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는 버추얼휴먼 제나, 리우, 시우 등 버추얼휴먼을 선보였으며, 여타 IT기업에서도 버추얼 휴먼 아이돌을 만들기 위해 적극 투자중이다.
크래프톤이 개발하고 있는 딥러닝 기술은 크게 언어, 대화, 음성, 시각 등 4가지다. AI 딥러닝 기술은 보다 사실적인 가상인간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카카오, 네이버 등 IT기업들도 가상인간의 개발을 위해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AI와 사람 간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해진다.
웹 3,0 및 NFT를 활용해서 메타버스 세계에서 창작자들의 콘텐츠 생산을 이끌어낼 전망이다. 메타버스에서는 사용자들이 유통, 광고, 서비스 등 경제 활동을 多 : 多로 운영한다. 이들은 플랫폼 내에서 콘텐츠를 재생산하고 서로와 교류하며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낸다.
김창한 대표는 "웹 3.0은 창작자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권한이 이동하는 생태계가 조성되어 C2E(Create-to-Earn)가 가속화되는 세상"이라며, "크래프톤은 월드, 상호작용, 즐거움을 만들어내는 게임사 본연의 역할과 강점에 집중하되, 크리에이터들이 확장성 있는 생태계 속에서 새로운 콘텐츠 창작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역량 있는 파트너들과 함께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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