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화방산' 분할 결의, 한화에어로 품으로우주사업 총괄, 그룹 후계자로 '모태사업' 이어야대우조선해양 인수 같은 맥락, 미래성장축으로 육성 김 부회장 힘닿는 비상장사 4곳, 인수대금 25% 지불경영능력 발휘해온 한화솔루션, 에너지 중심 재편도
27일 한화그룹과 재계 등에 따르면 실질 지주사인 ㈜한화는 28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 로얄호텔서울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요 안건은 방산부문 분할과 신규 사내·외이사 선임인데, 이는 지난 7월 한화그룹이 결정한 사업구조 재편의 후속조치 일환이다. 앞서 ㈜한화는 방산부문을 떼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합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0%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흡수하기로 했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회사 한화정밀기계를 ㈜한화로 이관시키는 한편, 또다른 자회사 한화파워시스템을 한화임팩트로 매각해 완전한 '방산기업'으로 탈바꿈하기로 했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 방산부문 분할 안건이 통과되면, 단순 물적분할을 거쳐 오는 11월2일 '한화방산 주식회사'(가칭)가 출범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방산부문 통합을 위한 절차를 밟는다. 우선 11월1일 한화디펜스를 흡수하고, 같은달 30일 한화방산 주식을 전량 취득할 계획이다. 방산사업 통합의 목적은 경영 효율성과 사업 전문성을 강화다. 하지만 오너 3세인 김 부회장의 승계와 직간접적인 연관을 가진다는게 재계 안팎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그룹 모태이자 뿌리인 방산사업을 잇는 것은 후계자의 '과제'인 만큼, 김 부회장은 일찌감치 제조업 기반 사업을 승계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 부회장이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로 선임되고, 방산부문에서 파생된 항공우주사업을 총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방산 통합이 마무리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방산 중간지주사 역할을 맡게 된다. 최근 그룹 사장단 임원인사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에 오른 김 부회장은 지배력을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1년 넘게 일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 쎄트렉아이의 기타비상무이사에서 사임키로 했는데, 특정회사가 아닌 그룹 항공우주사업 전반의 전략수립에 집중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결단도 궤를 같이 한다. 그룹 창업주인 고(故) 김종희 명예회장은 한국화약주식회사으로 기틀을 다졌다. 김 회장은 유도무기와 탄약전문업체에서 탈피하기 위해 2014년 '삼성 빅딜'을 단행했다. 그 결과 육상 무기와 전투기 등 항공 엔진, 전투체계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하지만 주력 포트폴리오가 육군과 공군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 존재해 왔다.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완료되면 그룹 방산사업은 육·해·공·우주 전반을 아우르게 된다.
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이 실시하는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49.3%의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분석자료에 따르면, 한화그룹 자산총액은 작년 말 기준 80조4000억원(7위)이고 대우조선해양은 11조4150억원(38위)이다. 두 기업이 합쳐지면 자산만 100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특히 방산사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넘어 유지보수(MRO) 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대우조선해양의 주력 제품인 3000톤(t)급 잠수함과 전투함 수출 증가도 기대된다.
이번 M&A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원을 투입하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한화시스템은 5000억원을, 한화임팩트파트너스는 4000억원을,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은 1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뿐 아니라 한화시스템도 김 부회장의 영향력이 닿는 계열사다. 한화시스템은 방산부문 통합에서 제외됐지만, 오너3세들의 경영승계 자금을 마련하는데 기여할 회사로 꼽힌다. 한화시스템의 최대주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고, 2대주주는 김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한화에너지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5000억원의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비상자사인데, 김 부회장의 직접적인 지배 아래 놓여있다. 미국 소재의 한화임팩트파트너스는 한화임팩트글로벌의 100% 자회사다. 한화임팩트글로벌은 한화임팩트 완전 자회사이고, 한화임팩트는 한화에너지(52.07%)와 한화솔루션(47.93%)를 주요 주주로 둔다. 한화에너지 자회사들은 에스아이티와 한화에너지코퍼레이션재팬, 한화에너지코퍼레이션싱가포르다. 이들 3사는 조선업과는 사업적 연관성이 없지만 각각 300억~400억원씩 출자키로 했다. 김 부회장이 대우조선해양 M&A에서 주도적인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이 확보된 셈이다.
그동안 김 부회장의 경영 성과를 뒷받침해 준 한화솔루션도 사업재편을 진행한다. 김 부회장이 10년 넘게 육성해온 태양광 사업이 빛을 발하고 있는 만큼, 방산과 신재생에너지를 그룹 '양대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어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분할하고, 자동차 경량 소재와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시트 등 첨단소재 부문 일부 사업을 물적분할하기로 했다. 에너지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단순화해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적극 강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한화솔루션은 큐셀(태양광), 케미컬(기초소재), 인사이트(국내 태양광 개발사업 등) 등 3개 부문으로 정리된다.
그룹 에너지 사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시너지도 가능하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액화천연가스)해상 생산 기술과 운반, 연안에서 재기화 설비까지 갖추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생산과 발전사업은 물론 한화임팩트의 수소혼소 발전기술, ㈜한화의 암모니아 사업 등을 대우조선해양의 에너지 운송사업과 연결하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그룹사의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도 새롭게 구축할 수 있다. 또 대우조선해양의 해상풍력설치선을 활용해 한화솔루션은 미국과 유럽에서, 한화건설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해상풍력 발전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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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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