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 서울 3℃

  • 인천 3℃

  • 백령 5℃

  • 춘천 -2℃

  • 강릉 3℃

  • 청주 1℃

  • 수원 1℃

  • 안동 -4℃

  • 울릉도 8℃

  • 독도 8℃

  • 대전 -2℃

  • 전주 1℃

  • 광주 1℃

  • 목포 5℃

  • 여수 7℃

  • 대구 1℃

  • 울산 5℃

  • 창원 4℃

  • 부산 7℃

  • 제주 6℃

산업 전기차 배터리 서플라이체인 전쟁···IRA는 K-배터리 성장기회

산업 전기·전자 NW리포트

전기차 배터리 서플라이체인 전쟁···IRA는 K-배터리 성장기회

등록 2023.03.07 14:37

김현호

,  

김정훈

  기자

공유

GM·포드·스텔란티스, K-배터리 3사와 합작법인 설립 속도완성차-배터리 간 합종연횡 화두···'공급망 불안' 선제 대응 차원바이든 IRA 시행에 K-배터리 역할 부각···美 사업 확장 날갯짓

전기차 배터리 서플라이체인 전쟁···IRA는 K-배터리 성장기회 기사의 사진

전기차와 배터리 기업 간 협업 관계를 맺는 합종연횡이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파트너사로 자리매김했던 기업들이 '영원한 동맹'은 없다는 듯 공급망(서플라이 체인) 다변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배터리 제조사 입장에선 최대 고객과의 파트너십이 흔들릴 여지가 발생했다. 하지만 1위를 목표로 내건 완성차 기업의 전기차 비전을 고려하면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터리 부족하다"···완성차-배터리社 합종연횡 가속화

삼성SDI는 미국 완성차 1위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 합작공장 설립을 위해 오는 8일(현지시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삼성SDI의 북미 합작사 설립은 스텔란티스에 이은 두 번째다. 새 합작사의 연 생산능력은 50GWh(기가와트시)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는 전기차 연 60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총 투자금액은 최대 5조원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GM의 주요 동반자는 LG화학 시절부터 손잡았던 LG에너지솔루션이었다. LG엔솔은 지난 2009년 쉐보레 전기차 '볼트'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GM과 연을 맺었고 2019년에는 총 12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배터리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세웠다. 1공장(35GWh+α)은 지난해 11월 가동되기 시작했고 2공장(35GWh+α)은 올해 하반기, 3공장(50GWh)은 2025년 상반기 가동 예정이다.

당초 양사는 4공장 설립도 추진했으나 LG엔솔이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을 우려해 관련 논의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LG엔솔 관계자는 "당초 GM과는 배터리 3기 공장만 설립하기로 합의했다"며 "4공장은 논의만 있었을 뿐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SK온과 합작사 동맹 관계였던 포드도 LG엔솔을 새로운 파트너로 선택했다. 지난달 22일 튀르키예 최대 기업 코치그룹과 3자 합작공장을 튀르키예에 설립하기로 하면서다. 이번 합작사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생산능력은 45GWh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포드와 SK온은 2021년 9월 합작사 블루오벌SK를 설립해 미국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각각 1, 2기 공장을 짓기로 했다. 지난해 3월에는 튀르키예에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앞으로 10년 동안 전기차 생산보다 배터리 수급이 힘들어질 것"이라며 "미래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해 배터리 물량을 미리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완성차-배터리 회사 간 합작사 발표는 앞두고 계속될 전망이다. 완성차 회사들의 전기차 생산 계획만큼 배터리 업체들이 충분한 공급 계획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권용주 퓨처모빌리티연구소장은 "타이어와 달리 배터리는 사용자가 많다보니 공급자(K-배터리)가 주도하는 시장이다. 수요자(완성차 제조사)가 안정적으로 공급을 받는 방법은 합작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 배터리 서플라이체인 전쟁···IRA는 K-배터리 성장기회 기사의 사진

글로벌 車 업체들 "공급망 리스크 대비하자"

전기차 시장 패권 경쟁에 뛰어든 완성차 제조사들이 국내 배터리 3사와 합작법인을 잇달아 세우는 배경엔 결국 공급망 리스크에 선제적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합작사를 통해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는다면 수요에 맞춰 적기에 전기차 생산량을 늘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포드가 북미에선 SK온과 블루오벌SK를 설립해 1~3공장(총 129GWh)을 짓고 튀르키예 합작법인은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은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북미 배터리 생산(총 40GWh)을 계획하고 있는 삼성SDI는 향후 GM과 1공장뿐 아니라 추가적으로 2~3공장을 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GM이 LG엔솔과 협업하는 합작사 얼티엄셀즈가 미국에 짓기로 한 1~3공장은 총 생산능력은 145GWh(기가와트시) 규모다. 105kWh 배터리가 들어가는 전기차 약 14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GM 한 관계자는 "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북미에 짓는 배터리 1~3공장은 GM의 다양한 체급의 전기차 연 150만대 생산 물량에 그친다"며 "GM은 2030년까지 연간 500만대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어서 배터리 생산은 앞으로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은 2030년까지 내다보며 전기차 시장에서 톱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짜고 있다.

테슬라는 2030년까지 전기차 생산량이 연간 2000만대에 도달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이미 내놨다. 시장에선 너무 지나친 목표치라고 진단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실현 가능할 수도 있는 숫자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테슬라의 연간 생산량은 전년 대비 40% 늘어난 약 137만대였다.

GM은 2030년까지 전기차 연 생산량을 500만대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푸조시트로앵(PSA) 합병으로 탄생한 스텔란티스도 GM과 같은 500만대를 목표로 잡았다.

일본 토요타자동차는 2030년까지 배터리전기차(BEV) 총 30종을 선보여 글로벌 연 판매량 기준 350만대를 계획하고 있다. 미국 완성차 2위 포드자동차는 전기차 연 판매량을 300만대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전기차 비전을 발표하며 현대차기아 전기차 연간 생산대수를 2030년까지 323만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2%를 목표로 제시했다. 해외 공장에서 179만대, 국내에서 144만대를 생산한다는 것. 브랜드별로 현대차 183만대, 기아 140만대를 각각 목표로 한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제네시스 포함 2030년까지 18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춘다는 전략을 세웠다.

K-배터리 수혜 기대감

국내 배터리 기업으로선 미국 바이든 정부가 꺼내든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직접적인 혜택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IRA 주요 내용에는 전기차를 구매하는 특정 계층에 7500달러 규모의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을 위해선 배터리 기업이 배터리 제조 때 사용하는 광물을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 및 가공해야 한다. 또 배터리는 미국에서 제조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변수는 포드의 선택이다. IRA는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 행정부의 전략이기도 하지만 포드가 IRA 빈틈을 파고들어 중국 기업인 CATL과 손을 잡으면서다. 포드는 지난달 CATL이 생산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공급받기 위해 미국 미시간주에 35억달러(약4조5000억원) 투자를 발표했다. 투자 금액은 포드가 전부 부담하고 CATL은 기술만 공유하는 식이다.

다만 포드-CATL과 유사한 배터리 합종연횡은 유지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합작공장은 수조원 넘는 투자 금액이 필요한데 전기차 시장이 성장한다고는 하나 완성차업계가 이를 계속 부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 기업의 참여를 두고 볼지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