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인, 정기 주총 거쳐 경영행보 돌입 은행 등 그룹 내 인적쇄신 속도 높일듯 플랫폼·신사업 등 新경영전략에도 관심
BNK금융지주는 17일 부산은행 본점에서 '제1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빈대인 회장 후보를 사내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정식으로 취임한 빈대인 신임 회장은 2026년 3월까지 BNK그룹을 이끈다.
1960년생 빈대인 신임 회장은 부산 동래원예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성대학교 법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그는 1988년 부산은행에 입행하며 BNK금융과 연을 맺었고 영업본부장과 경남지역본부장, 신금융사업본부장, 미래채널본부장 등 요직을 거쳤다. 이어 2017년 4월 성세환 전 회장이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되자 행장 직무대행으로 발탁됐으며 같은 해 9월 행장으로 정식 취임해 3년간 경영을 책임졌다. 아울러 지난 1월 쟁쟁한 후보와의 경쟁 끝에 BNK금융 회장으로 낙점된 뒤 경영 전략을 구상해왔다.
업계에선 빈 회장이 잠행을 끝내고 전면에 나서면서 BNK금융의 인적쇄신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룹의 두 축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비롯해 증권과 자산운용, 신용정보를 아우르는 대규모 인사이동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BNK금융은 빈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에게 핵심 자회사 경영을 맡김으로써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차기 부산은행장에 방성빈 전 지주 전무, 경남은행장에 예경탁 부행장보, 캐피탈 사장엔 김성주 신용정보 대표를 각각 내정하면서다. 이들은 4월1일 정식 취임해 신임 회장과 보조를 맞춘다.
향후 빈 회장은 이들 CEO를 중심으로 계열사 경영진에도 변화를 줄 전망이다. 일례로 경남은행은 '부행장보 출신' 행장을 맞이하면서 큰 폭의 인사가 요구되고 있다. 부행장과 부행장보, 상무 등의 거취가 불투명해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외부에서 행장을 영입한 부산은행도 마찬가지다. 방성빈 내정자의 경우 내부 출신이라고는 하나, 짧지 않은 기간 그룹을 떠나있었던 만큼 그 역시 자신과 손발을 맞출만한 인물을 추릴 것으로 보인다.
덧붙여 BNK금융은 투자증권과 자산운용, 시스템, 신용정보, 벤처투자, 저축은행 등 다른 계열사 대표의 교체 여부도 검토 중이다. 신용정보의 경우 김성주 후보의 캐피탈 이동에 따라 후임 CEO를 찾아야 한다.
이와 함께 업계에선 빈 회장이 전임자와 차별화한 성장전략을 제시할지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저축은행·빅테크의 저변 확대, 과점 시장을 타파하려는 금융당국의 움직임 등에 대응해 BNK금융도 플랫폼 등 분야에서 새로운 계획을 수립해야 해서다.
빈 회장은 부산은행장 시절 ▲모바일뱅크 출시 ▲옴니채널 구축 ▲창구업무 페이퍼리스 추진 등 디지털 영역에서 성과를 낸 바 있다. 이날도 부산은행 썸 인큐베이터를 찾아 스타트업 대표를 만나는 것으로 공식 활동을 시작했는데, 신임 회장으로서는 혁신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썸 인큐베이터는 빈 회장이 2019년 7월 창업기업을 지원하고자 만든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이다.
이밖에 일각에선 빈 회장이 BU(비즈니스 유닛)제도를 대체할 새 시스템을 제시할 것이란 관측도 흘러나온다. 각 BU의 대표를 비상임이사로 선임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아서다. 은행BU는 부산·경남은행과 신용정보·시스템, 투자BU는 캐피탈과 저축은행·증권·자산운용 등 비슷한 특성의 자회사로 꾸려진 매트릭스 조직이다. 그간 BNK금융은 이들을 중심으로 계열사간 시너지를 유도하고 종합 자산관리서비스 등을 발굴했다.
빈 회장은 취임식에서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전을 위해 무엇보다도 소비자·주주·지역 그리고 직원가치 혁신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 집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기반의 금융혁신을 통해 소비자의 이익과 성장이란 가치를 공유하는 동반자적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며 "그룹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비전을 바탕으로 한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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