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비, 유상증자 결정에 투심 악화···주가 고점比 '반토막'상장 주식 수, 797만주 → 947만주로 20% 가까이 늘어"상장 넉 달 만에 유상증자 이례적···주식가치 희석 불가피"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꿈비는 지난달 25일 2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문제는 이번 증자 규모가 지난 2월 상장 당시 공모금액(100억원)의 두 배에 이른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의 반발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2월 증시에 입성한 꿈비는 중소형 IPO 대표주자로 꼽히며 장중 3만5450원까지 오르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지만 약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이날 주가는 상장 이후 고점 대비 53.2% 급락하며 1만6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원성은 점차 거세지는 모습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주식수는 150만주, 신주 발행가는 1주당 1만3460원이다. 청약은 오는 19~20일 이뤄질 예정이며, 신주상장은 내달 6일이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꿈비의 상장 주식 수는 약 797만주에서 947만주로 20%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회사는 주주 달래기 차원에서 주당 0.3주의 무상증자도 공시했지만, 뿔난 주주들의 투심이 완전히 돌아면서 그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통상 유상증자는 주식시장에서 악재로 인식된다. 기존 가격보다 낮은 가격의 주식이 시장에 풀릴 경우 주식 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결국 회사를 믿고 투자한 초기 주주들의 주식 가치만 하락하는 셈이다.
회사는 이번 유상증자 목적에 대해 "시설자금 132억원, 운영자금 68억원, 기타자금(발행제비용)으로 약 2억3000만원이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상증자 금액이 공모금액의 두배에 이른다는 점에서 무리한 자금조달을 추진한다는 지적이다.
회사의 자금 사용 계획을 살펴보면, 총조달자금 202억원 중 시설자금 132억원은 상장 전 주주들에게 약속한 '스마트팩토리' 건설에 사용할 예정이다. 회사는 앞서 IPO 투자설명서에서 약 157억원 투입해 스마트팩토리를 설립하겠다고 기재한 바 있다.
당초 꿈비는 자기 차입금 70억원, 공모 자금 85억원은 공장 부지를 매입과 건축 및 기계 등 설비 비용으로 쓰일 예정이었으나, 공장 건설 과정에서 계획을 수정하면서 필요 자금은 2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에 부족한 금액은 은행권의 차입을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그마저도 높은 금리 부담으로 무산됐다. 회사는 부족한 자금을 금융권 조달을 대신해 주식시장에서 메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증권업계에서는 꿈비의 유상증자 시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꿈비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상장 직후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꿈비의 지난 5개년(2017~2021년)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36%, 영업이익률은 10~11%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도 매출 204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거두며 거침없이 최대 실적 경신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기 시작해 올해 1분기는 12억원으로 적자폭이 더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회사가 자체적인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상장한지 얼마 안 돼서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우리 주주들에게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회사는 돈이 필요해서 유상증자를 했겠지만, 소액주주들 입장에서는 주가와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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