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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가계 대출만 문제?···은행, 기업 대출도 1년 새 61조 증가

금융 은행

가계 대출만 문제?···은행, 기업 대출도 1년 새 61조 증가

등록 2023.10.10 17:30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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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756조3310억원한 달 전 대비로도 8조8417억원↑"경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5대 시중은행들의 지난달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756조3310억원으로 전월대비 8조8417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5대 시중은행들의 지난달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756조3310억원으로 전월대비 8조8417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주요 시중은행들의 기업 대출이 1년 새 60조원가량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 대출은 9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이자 비용조차 내기 힘든 한계기업들도 늘어나는 등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급증하는 기업 대출이 향후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5대 시중은행들의 지난달 말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756조3310억원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1조4321억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한 달 전과 비교해도 늘었다. 지난달 말 기준 기업 대출은 전월 말 대비 8조8417억원 증가했으며 지난해 12월부터 9개월 연속 불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기업 대출은 중소기업 대출과 대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대기업·중기·개인사업자(소호) 대출이 일제히 늘었다. 대기업 대출은 132조9907억원으로 한 달 새 3조5863억원 늘었고 중기 대출(잔액 304조2527억원) 및 소호대출(319조876억원)은 한 달 전보다 각각 4조3606억원, 8948억원씩 증가했다.

이처럼 기업 대출이 불어나는 것은 은행들이 수익 강화를 위해 기업 대출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옥죄기에 나섰다는 점에서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면서 가계대출 영업은 더욱 조심스러운 상황이 됐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감소세를 보였지만 지난 5월부터 연달아 불어나고 있다. 이에 은행들도 기업 대출 영업에 힘을 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업들의 수요도 이어졌고 아무래도 정부 및 금융당국에서 가계대출 증가에 대한 우려감을 드러내다 보니 은행들도 기업 대출에 좀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 대출 역시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부채 데이터베이스'에 의하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금융 기업부채 비율은 지난해 173.6%로 5년 전인 2017년(147%)에 비해 26.6%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룩셈부르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기업들의 재무건전성도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9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GDP 대비 기업 신용(부채) 비율은 2분기 말 124.1%로 전 분기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부채 비율의 경우 2018년 이후 시설·운전자금 수요 증가를 비롯해 금융기관의 기업 대출 확대 노력, 코로나19 금융지원조치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상승했고 외환위기(113.6%), 글로벌 금융위기(99.6%) 당시 수준을 넘어섰다.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못 갚는 한계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 3903곳으로 집계됐다. 또한 5년 이상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장기존속 한계기업'은 903곳으로, 전체 한계기업의 23.1%에 달했다.

한은은 이에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와 달리 기업부채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며 "자금조달 비용 상승, 주택경기 둔화 등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관련 대출이 기업부채 증가를 주도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에 따라 기업부채 비율도 주요국에 비해 상당폭 높은 수준으로 성장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이같은 기업 대출 증가세에 주목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정기국회, 국정감사에 앞서 발간한 '한눈에 보는 재정·경제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 "경제 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증한 기업 대출은 경제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기가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연체율이 추가로 더 올라간다면 늘어난 기업대출이 은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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