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잔액 682조3294억원한달새 1조5174억원 불어나신용·집단대출 감소에도 주담대 증가 영향
4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5대 시중은행들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3294억원으로 전월대비 1조5174억원(0.2%) 늘었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잔액은 5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들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5월부터는 증가세로 전환한 뒤 지난달까지 연이어 불어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가계대출 증가는 이번에도 주담대 영향이 컸다. 지난달 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07조3409억원으로 한달 전에 비해 1조762억원 감소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하면 약 18조2211억원(14.5%) 감소한 수준이다. 집단대출도 지난해 말 기준 잔액이 159조668억원으로 전월대비 25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주담대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같은기간 주담대 잔액은 517조8588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8591억원 늘었다. 증가 규모도 더 커졌다. 지난 8월의 전월대비 증가규모는 2조1122억원이었지만 지난달 증가규모(2조8591억원)는 이보다 7000억원 가량 늘었다. 신용대출 및 집단대출이 줄어들었음에도 이를 상쇄할 만큼 주담대가 늘어나면서 가계대출 잔액은 증가한 것이다.
금융당국이 불어나는 가계부채에 제동을 걸고 나섰음에도 증가세가 여전히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앞서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이 연이어 늘어나자 가계부채 급증의 주범으로 50년 주담대를 지목하고 현장점검에 나서는 등 관리에 나섰지만 대출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서도 수차례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은은 지난달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서도 "가계부채는 주요국과 달리 디레버리징 없이 지속적으로 늘어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금융 불균형의 정도가 최근 다시 누증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중장기 안정 성장을 도모하려면 금융 불균형이 일정 수준 이하에서 관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과거 사례에 비추어 볼 때, 국내 금융불균형 누증에는 부동산 부문이 핵심 메커니즘으로 작용해 왔다는 점에서 관련 정책은 긴 시계에서 일관되게 수립되어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결과로, 당분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수신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 한도를 풀어줬고 이로 인해 주담대 금리도 오르고 있어 사실상 대출을 받기 좋은 환경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정부가 부동산 관련 규제들을 완화해주면서 시장에 기대감이 반영,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기대감으로 인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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