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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겨우 볕드나 했는데"···반도체 흔드는 '說設設'

산업 전기·전자

"겨우 볕드나 했는데"···반도체 흔드는 '說設設'

등록 2024.08.09 07:50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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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2분기 나란히 호실적주가는 실적 발표 후 곤두박질미 대선·AI 거품론 등 노이즈↑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계가 적자 탈출에 성공해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음에도 이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업계를 둘러싼 각종 우려 섞인 '설'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부는 매출액 28조5600억원, 영업이익 6조4500억원을 거뒀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9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DS 부문 1개 분기 영업이익이 삼성전자 전사의 작년 한 해 영업이익(6조5700억원) 수준을 육박한 것이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매출액 16조4233억원, 영업이익 5조468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4.8%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이번에 거둔 영업이익은 반도체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이후 분기 기준 3번째로 높은 규모다.

양사 모두 적자 터널을 빠져나온 모양새다. 작년만 하더라도 조 단위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에서다. 올해는 업황이 개선되면서 실적도 좋아졌다.

그러나 정작 축포를 터트리지는 못하고 있다. 양사 모두 견조한 펀더멘탈에도 주가는 오히려 꺾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5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높은 실적 성장 발표에도 이달 7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한 달 전에 비해 14.5%, 27.5%씩 떨어졌다.

업계를 둘러싼 각종 우려들이 잔존해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 대선이라는 변수가 있다. 바로 '트럼프 리스크'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국내 주력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곳이 반도체 산업이다. 그간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지원법(칩스법) 등 각종 지원 정책들을 펼쳐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로 전환된다면 이같은 정책들이 유지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다행히 지난 6일 미국 상무부가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주 반도체 패키징 생산기지 투자와 관련해 최대 4억5000만달러 직접보조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한시름 덜게 됐다.

또 다른 우려는 인공지능(AI) 거품론이다. 최근 반도체 업황을 되살린 주된 배경은 AI였다. 그러나 정작 '돈 먹는 하마'와 같은 AI 사업의 수익성은 의문 부호가 생긴 탓이다. 그럼에도 빅테크사들의 투자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당시 "우리는 변혁의 초기에 있다. 이런 전환기를 겪을 때는 과소 투자의 위험이 과잉 투자의 위험보다 훨씬 더 크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5일 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현장에서 최근 제기된 AI 거품론과 관련해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한 기업만이 살아남아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며 "어려울 때 일수록 흔들림 없이 기술경쟁력 확보에 매진하고 차세대 제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AI 반도체 대장격인 엔비디아와 관련된 잡음마저 터졌다. 얼마 전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 시리즈 중 최고급 제품인 GB200에 결함이 생겨 출시 시점이 당초 예정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전해졌다. 문제는 엔비디아의 블랙웰 출시 지연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공급 차질로 이어져 이들의 실적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같은 우려들이 다소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실적발표를 통해 설비투자(Capex) 방향성은 변화 없음을 확인했다"며 "AI의 수익화에 대한 의문점이 존재하나 올해 본격적이고 높은 레벨의 투자가 시작된 만큼 수익화를 기대하기엔 이르며 기업들은 아직까지는 선제적인 투자를 할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엔비디아 블랙웰의 설계 결함으로 인한 1~2개 분기의 지연 이슈가 있었으나 엔비디아 대변인이 블랙웰은 올해 하반기부터 인도될 것으로 언급, 1개월 내외 수준의 지연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지연되며 발생하는 빈 공간은 H100 양산으로 대체되며 매출액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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