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류업 데이'서 신성장 사업 청사진 공유 "미국·베트남·영국, 제2의 내수 시장으로" "수익성 입증한 뒤 증시 입성 추진할 것"
5일 LS전선은 서울 여의도 FKI 타워에서 구본규 대표 등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밸류업 데이' 행사를 열고 해저 케이블을 비롯한 핵심 사업의 전략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구본규 대표는 AI발(發) 혁신과 맞물려 '전기화'라는 메가트렌드가 형성됐다는 데 주목하며 기술력 그리고 해상풍력 밸류체인 글로벌 탑티어 업체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우위를 공고히 하겠다고 자신했다.
구본규 대표는 구자엽 LS전선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2022년 1월 LS전선 사령탑에 오른 뒤 작년 1월 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특히 LS는 지주사 차원에서 배터리·전선·반도체 중심으로 사업을 정비하고 있는데, 그 중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곳이 바로 구본규 대표의 LS전선이다. 이 회사는 최근 LS마린솔루션에 산하에 LS빌드윈을 이동시켜 시공 솔루션을 통합하고 가온전선에 지앤피를 인수토록 하는 등 사업 태세를 한층 강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해저 케이블과 IDC(데이터센터) 솔루션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게 이들이 그리는 청사진이다.
LS전선의 공격적인 행보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에너지 소비의 축이 '화석연료'에서 '전기'로 이동하면서 전기차나 AI, 데이터센터 등 산업군이 발전하고 전력 수요도 커지고 있지만, 공급이 받쳐주지 못한 탓에 불균형이 생겼다는 점이다. HVDC(초고압직류) 케이블과 같은 고도의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전세계에서 LS전선을 포함한 6곳 정도에 불과해서다.
이에 LS전선은 미국과 영국, 베트남 등에서의 현지화 작업으로 제2·3의 내수 시장을 확보해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LS전선은 최근 미국 버지니아주 체사피크시에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으며, 주정부로부터 4800만달러 규모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는 성과를 냈다. 해당 공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설립 중이다. 2030년까지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해 미국 최대 해저 케이블 공급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LS전선은 영국에서도 생산설비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S에코에너지와 함께 토지 임대 우선 협상권을 확보하는 한편, 영국과 아이슬란드를 잇는 송전 프로젝트에 합류하고자 세부 내용을 조율해왔다. 베트남에서 역시 현지에서 장기간 사업을 영위한 LS에코에너지를 중심으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LS마린솔루션도 힘을 보탠다. 자회사로 편입한 LS빌드원과 손잡고 해저·지중 케이블 종합 시공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 규모 신규 선박 건조와 해상풍력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구본규 대표는 "LS에코에너지와 협력해 유럽·아시아·미주에 공장을 구축해 글로벌 지역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것"이라며 "LS마린솔루션과도 케이블 공급부터 시공, 유지보수를 아우르는 턴키 솔루션(일괄 수주 계약)으로 사업적 포트폴리오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LS전선은 초전도 케이블 시스템과 버스덕트, UC(울트라커패시터) 등을 앞세워 Al 데이터센터(AIDC) 솔루션 사업에도 공을 들인다.
여기엔 LS머트리얼즈가 선봉에 선다. 차세대 2차전지 UC로 전력 수요와 신재생에너지 공급망 안정화를 지원하고, 전기차 경량화에 필수적인 알루미늄 소재 공급에도 집중한다. UC는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출력량이 크고, 충·방전 시간이 짧으며, 높은 효율을 지녔다. 때문에 전력 소모가 큰 데이터 트레이닝을 수십초마다 반복하는 AI 데이터센터에 적합한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에서 IDC에 버스덕트와 통신 케이블 등을 공급하고, 베트남 전력청 연구기관과 협력해 초전도 케이블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날 구 대표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수익성을 입증하고 기업가치가 극대화되는 시점에 상장도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구 대표는 "수익 창출 성과를 투자자에게 제시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그 이후 상장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아주 먼 미래는 아닐 것"이라고 예고했다.
동시에 구 대표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일부 정책에 변화가 생길 것이란 우려에도 투자 전선엔 문제가 없다는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구 대표는 "기존에 지원된 부분은 행정명령으로 빼앗을 수 없고,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간 이해관계로 인해 IRA를 백지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정설"이라며 "미국 대통령 임기는 4년인데, 미국 공장이 가동되는 게 2028년이어서 그런 부분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이밖에 구 대표는 "저의 능력과 관계없이 전방시장의 매가트렌드에 올라탔다는 데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임직원의 노력에 감사하고, 앞으로 책임감을 갖고 경영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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