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말 임기 만료···통합법인 안정화에 연임 가능성↑ 첫해 성적표 '합격점'···올 상반기 순이익은 '주춤'보장성 보험 비중 낮아···하반기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는 올해 12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이 대표는 KB생명과 푸르덴셜 합병 이후 지난해 KB라이프가 정식 출범하며 초대 수장을 맡은 인물이다.
업계는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통상적으로 금융권 CEO의 임기는 '2+1'로 초임 2년과 추가 1년을 부여받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2년간 통합법인의 안정화에 집중해 온 데다, 올해 상반기에는 두 회사의 전산 통합까지 마무리하면서 초대 수장으로서의 임무를 완수했다.
이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첫해 KB라이프의 실적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통합 이후 첫 성적표를 받아든 KB라이프의 순이익은 2562억원으로 전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단순 합산 순이익보다 88.7% 증가했다. 수입보험료가 3조5830억원으로 지난해(KB생명+푸르덴셜생명·4조3463억원)보다 17.6% 줄었으나, 투자 영업손익이 128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389억원) 대비 흑자 전환한 것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올 상반기 KB라이프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한 2023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사의 미래 이익을 나타내는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은 6월 말 기준 3조14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신계약 CSM 역시 22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가량 줄었다.
이 대표의 하반기 과제는 보장성 보험 포트폴리오와 그룹 기여도 확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KB라이프의 올 상반기 보장성 보험 신계약 보험료(APE)는 610억원으로 전년 동기(3195억원) 대비 5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저축성 보험 APE는 2816억원으로 전년 동기(481억원)보다 485.4% 증가했고, 이 가운데 연금보험 APE가 2587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올 상반기 KB라이프의 CSM이 감소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새 회계제도(IFRS17)에서는 보장성 보험이 저축성 보험보다 CSM 확보에 유리하고 CSM이 높을수록 순이익도 증가한다. 그러나 KB라이프의 경우 오히려 저축성 보험 판매를 늘리면서 수익성이 저하됐다.
그룹 내 순이익 기여도 확대도 중요한 과제다. 올 상반기 KB금융 전체 순이익에서 KB라이프가 차지하는 비중은 9.2%로 10%에 못 미쳤다. 같은 기간 신한라이프가 신한금융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3%로 집계됐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기준 KB라이프의 순이익 기여도가 7.2%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KB라이프는 장기적으로 회사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을 모두 가져갈 수 있는 전략 마련에도 골몰해야 하는 상황이다. 향후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통합법인을 출범하게 되면 순위싸움에서 밀리게 되는 탓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동양·ABL생명의 순이익을 단순 합산하면 3505억원으로 같은 기간 KB라이프(2562억원) 순이익보다 1000억원이나 앞선다. 자산 규모에서도 지난해 말 기준 동양·ABL생명의 연결기준 자산총계 합은 50조2966억원, KB라이프는 31조7358억원으로 뒤처진다.
다만 KB라이프는 새 먹거리인 시니어 사업에도 경쟁사 대비 일찍 뛰어들며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KB라이프는 지난해 10월 KB골든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편입해 보험사 중 가장 먼저 요양사업을 시작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9년과 2021년 도심형 요양 시설 '위례빌리지', '서초빌리지'를 개소했고 2022년 12월에는 첫 실버타운인 '평창 카운티' 운영을 시작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25년까지 은평·강일·광교 3개소를 추가로 열고 요양 시설을 확대할 계획이다.
KB라이프는 하반기 보장성 보험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종신보험 수요가 줄며 생명보험사들이 제3보험에 힘을 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오는 10월에는 치매간병보험을 선보여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KB라이프 관계자는 "내실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상품 포트폴리오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보험사업뿐만 아니라 시니어 사업에서도 영토를 넓히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며 "고객이 보험 상품으로 보장을 받고, 이후 요양서비스를 제공해 상품→서비스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도록 '풀케어(Full care)'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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