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어 트럼프, 데이터 센터 확대 지속 전력 인프라 구축·LA산불로...수요 확대 전망지난해 4분기 실적, 시장 전망치 일제히 '상회'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종가 기준 HD현대일렉트릭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만3000원(7.89%) 내린 38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43만6500원을 기록하며 3거래일 연속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이후 최대 7%까지 하락 폭을 키우며 급락했다.
HD현대일렉트릭 외에도 LS일렉트릭(5.62%), LS에코에너지(7.87%), LS마린솔루션3.24%), 효성중공업(4.90%), 일진전기(6.86%) 등 전력 관련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최전력주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최근까지 상승세를 이어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선거 유세 현장에서 200억달러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증설 계획을 내놓았다. 이 경우 AI 데이터 센터를 운영에 투입되는 막대한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증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8월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미시간주에서 선거유세 현장에서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는 신산업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전력생산을 확대하겠다"며 "에너지 가격을 신속하게 낮추기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AI 데이터 센터 설립에 따른 수요 증대 기대와 더불어 지난 7일 LA에서 발생한 화재가 주가 상승폭을 키웠다. 화재로 전력 설비 복구에 필요한 수요 증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LA산불이 발생한 7일부터 지난 17일까지 HD현대일렉트릭(5.56%), LS일렉트릭(28.14%), LS에코에너지(48.97%), LS마린솔루션(15.90%) 효성중공업(13.74%), 일진전기(9.42%) 등 전력 관련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며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연이은 호재에 이어 전력기기 기업들은 지난해 4분기 견조한 실적을 거둘 예정이다. 이날 HD현대일렉트릭은 4분기 전년 대비 2.3% 증가한 매출액 8157억원과 같은 기간 33.4% 늘어난 영업이익 1663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LS일렉트릭과 LS에코에너지도 각각 38%, 31% 성장한 940억원, 9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조연주 미리에셋증권 연구원은 "4분기 국내 전력기기 기업의 호실적이 전망된다"며 "업종의 구조적인 성장세로 인한 기업 체질 개선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변압기 수출액이 2023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지난해 4분기 약 6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22% 증가해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가시적인 마진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강달러 등 우호적인 영업 환경으로 이익이 증가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 전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은 미국 현지에 공장 증설을 통한 생산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4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변압기 생산 능력 제고에 나섰고, LS일렉트릭은 지난 2023년 텍사스에 부지매입을 한 이후 미국 현지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다만 생산 능력(CAPA) 증설 효과는 오는 2027년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조 연구원은 "신규 공장 착공부터 가동률 정상화까지 최소 3년이 소요되는 만큼 공급 과잉 우려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단순 교체 수요 외에도 전력망 현대화에도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는 만큼 전력기기 스펙 기준이 상향돼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 한해 단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 LA산불 등으로 인한 복구 수요 등이 맞물려 시장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에 이어 트럼프 정부 역시 AI 데이터 센터 건설을 가속화하고 미국 전력 인프라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는 만큼 국내 전력기기 기업 모두 데이터센터 수주 모멘텀을 통해 투자 배수(멀티플)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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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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