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4구역 수주 이어 신반포4차 우협대상자 선정개포주공6·7단지·잠실우성1·2·3차 등 수주 검토주택사업 강화로 한강변 등 주요 사업지서 존재감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4차 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 17일 삼성물산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통보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시공 계획이 담긴 제안서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께 열릴 예정인 조합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로 선정되는 수순이다. 이 단지는 총 공사비는 1조300억원에 이르는 강남권 '대어급' 정비사업이다.
조합은 지난 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1차 입찰을 진행했지만, 삼성물산 단독 참여로 유찰된 바 있다. 이후 조합은 재공고를 내고 지난 17일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날에도 삼성물산만이 참여하며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시공사를 경쟁 입찰로 선정해야 한다. 다만 2회 이상 입찰이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이번 신반포4차 재건축 사업 시공까지 맡으면서 올해 정비사업 수주랠리를 잇는 모양새다. 앞서 삼성물산은 현대건설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확보했다. 한남4구역은 용산구 보광동 일대를 재개발해 총 51개동 2331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으로, 총 공사비 1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강남권 재건축 핵심인 개포주공 6·7단지도 삼성물산의 타깃이다. 현재 이 사업지는 국내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21일 개최한 개포주공6·7단지 현장 설명회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을 포함해 총 10개 건설사가 참석했으나, 업계에서는 수주전이 이뤄진다면 2파전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이 검토 중인 송파구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은 GS건설과 2파전이 기정사실화 된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단지 인근 버스정류장에 래미안 광고를 게재하는 등 사실상 수주 참여를 공식화했다. 잠실우성 1·2·3차에 오랜 공을 들인 GS건설도 잠실과 성수를 주요 전략지로 삼고 있어 이번 수주전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을 전망이다.
이밖에도 삼성물산은 이달 초 서울 성북구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에 단독으로 응찰했다. 지난달 31일 마감한 서울 강서구 방화6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 수의계약 입찰에도 참여했다. 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한 서울 송파구 대림가락 및 한양3차 재건축과, 광진구 광나루 현대 리모델링 등의 수주가 유력하다.
이처럼 삼성물산이 올해 '래미안' 브랜드의 주택사업을 크게 늘리려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동안 회사 실적을 지탱한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발주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서다. 하이테크 부문 수주 공백을 주택 사업에서 채울 필요가 있는 셈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올해 반도체 공장 등을 포함한 국내외 하이테크 수주 전망액으로 6조7000억원을 제시했다. 전년도 수주액인 8조2000억원 대비 18% 감소한 수준이다. 또 올해 유독 사업성이 높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이 많은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올해 정비사업 수주 목표액을 5조원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목표액 3조4000억원 보다 크게 올렸다.
연임에 성공한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 입장에서도 그동안 삼성물산이 약하다고 평가받아왔던 정비사업에서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한강변·강남권 등 주요 사업지에서 재건축이 활기를 띠는 상황속에서 삼성물산도 서울 핵심지 수주를 통해 '래미안' 브랜드파워 끌어올리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연초 수주한 한남4구역을 필두로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과 여의도, 성수, 압구정은 물론 서울 강북 지역과 부산 내 핵심 단지들도 눈여겨보고 있다"면서 "도시정비사업에서 단지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래미안만의 차별적인 제안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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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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