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장 기대 넘는 수익 발표중국 이구환신 정책 등 D램 수요 증가미 관세 영향으로 2분기 불확실성 존재
8일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올해 1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연결기준 매출액은 79조원, 영업이익은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년 전에 비해 9.8%, 영업이익은 0.2%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를 넘어선 규모다. 당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액 77조원대, 영업이익 5조1000억원대 정도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공개한 잠정실적을 보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이를 상회했다.
이번 발표는 잠정실적인 만큼 부문별 상세 실적은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DS부문 영업이익이 5000억~7000억원 수준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일부 증권사들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부문 적자와 메모리 부문이 동반 부진해 올해 1분기 약 4000억원대 수준의 영업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최근 들어 눈높이를 조정했던 바 있다.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부문은 여전히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한 반면 레거시(범용) D램 등 메모리 출하량은 늘어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내수 경제를 살리기 위해 낡은 것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해주는 이구환신 정책을 펼쳤고 이로 인해 움츠려있던 메모리 수요가 피어났다. 여기에 미국 관세 정책 시행을 앞두고 증가한 메모리 출하 등이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의 메모리 관련 전방산업 수요는 예상대비 견조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으로 인해 스마트폰 채널 재고의 소진이 확인되고 있고, 딥시크(Deepseek) 이후에 관련 수요들의 증가도 지속 언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아울러 관세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물동량이 증가한 것도 D램 출하 감소폭이 당초 예상을 상회한 이유로 보여진다"며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부문이 전분기대비 외형 감소로 인해 적자폭이 확대되었지만 그 폭은 시장의 우려 대비 선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2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우선 메모리 가격의 조기 안정화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1분기 바닥을 찍고 2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 추정치를 보면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2분기 6조원대, 3분기 9조8000억원대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이구환신 정책 등으로 메모리 수요가 살아나고 있고 반도체 시장 선행지표로 통하는 메모리 D램 현물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범용 D램 주류 제품인 'DDR4 8기가비트(Gb) 2666'의 현물 가격은 1.951달러로 한 달 전에 비해 13.3% 올랐다. 작년 7월부터 약세를 보였던 D램 현물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한 흐름을 보인 것이다. D램 고정 거래 가격도 작년 11월부터 5개월 연속 보합세를 이어가며 하락세를 멈췄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다. 반도체 부문은 이번 25%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곧 별도 관세 조치를 내리겠다고 한 상황이다 보니 안심할 수 없다. 더구나 스마트폰 등 주요 IT 기기들이 관세 직격탄을 맞게 되면 반도체 부문도 여파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이 메모리 가격 조기 안정화로 봄날을 맞는 듯 했으나 관세 리스크가 찬물을 끼얹은 격"이라며 "이로 인해 2분기 성적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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