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T월드 매장 두 곳, 유심 70·100개 확보로밍 고객 안심보호서비스 5월 5일~10일경 오픈당장 출국 고객엔 '무대책'···"최대한 빨르게 조치"
28일 이른 아침 서울 강남 한 매장을 방문하니 유심을 교체하려는 고객으로 대기열을 이뤘다. 이들 '오픈런' 고객은 회사의 무상 교체 결정에 회사 출근 후 시간 내 찾은 사람부터 주부, 학생까지 다양했다. 무상 교체와 무관하게 꾸준히 매장을 찾은 고객도 다수 있었다.
오전 8시 30분부터 매장을 찾은 60대 A씨는 "집에서 다들 봐꿔야 한다고 열을 내서 오게 됐다"며 "게다가 물량이 없을 수 있다는 얘기에 아침 일찍 준비해 나왔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와 함께 이곳을 찾은 30대 B씨는 "출근하고 회사에 허락을 맡고 왔다"며 "사람이 많아서 우선 회사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40대 C씨도 "동료랑 같이 나와서 한 곳씩 매장을 맡아 줄 서기로 했다"며 "재고가 얼마 없다고 들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런 식으로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매장 앞에는 하나둘 사람이 모여들었다. 고객들은 도착하자마자 입구에 부착된 '유심 교체 예약 안내문'을 읽고 기재된 QR코드를 찍어갔다. 회사는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온라인 예약 서비스를 통해 해당 사이트에서 교체 신청을 받고 있다. 대부분 고객은 현장에 방문해 예약했다. 9시가 넘어가면서 사이트도 대기열, 한때 약 5만명에 달하는 대기 인원이 발생했다.
그러자 현장에서도 불만 섞인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줄 선다고 바꿀 수 있긴 할까", "당장 주말에도 없던 물량을 당장 활보할 수 있을까", "물량이 들어오지 않는 곳도 있다던데", "차라리 다른 통신사로 바꾸는 게 빠르겠다" 등 성토가 이어졌다.
본사 직원이 나와 상황을 설명했지만 되려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수량이 몇 개 있는지부터 말해달라", "당장 수요일에 출국하는데 어떡하냐", "예약 사이트가 먹통인데, 예약한 사람부터 순차적으로 받겠다니" 등 반응이 이어졌다.
담당자는 "갑자기 터진 일이라 2000만 고객에게 지급할 유심을 바로 생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온라인 예약하고 유심보호서비스 가입해 기다리면 순차적으로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들여오고 있으니 너무 조급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진정시켰다.
좀처럼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자, 그는 "티월드 접속해 유심보호서비스 가입하고 기다리시면 SKT가 100% 책임질테니 기다려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해외 로밍과 관련해서도 "해외 로밍 시에도 유심보호서비스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5월 5일에서 10일 사이 중부터 해외도 케어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 전에 출국하니 당장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고객에 그는 "최대한 빠르게 조치하겠다"고 사과했다.
실제, SKT 관계자도 "따로 대책을 두고 있지 않다"며 "하지만, 공항로밍센터에도 유심을 교체해주고 있고, 이런 사태를 대비해 비교적 물량을 더 지급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강남구 매장 두 곳이 확보한 유심 개수는 각각 70개, 100개였다. 각 지점별로 확보한 물량 수는 서로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SKT는 지난 18일 해커에 의한 악성 코드로 이용자 유심과 관련한 일부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 유출된 정보는 가입자별 유심을 식별하는 고유식별번호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이 조사를 진행 중인 상태다.
SKT는 사고 초기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권장, 지난 25일 유심 무상 교체를 결정했다. 회사의 무상 교체 선언 전부터, 불안감에 유심을 교체하려는 고객으로 일부 대리점은 대기열을 형성하기도 했다. SKT는 자비로 교체한 고객에게는 따로 환급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심 무상 교체는 1회 한정으로 이뤄지며, 일부 워치·키즈폰은 제외된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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