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R&D 투자 3년 연속 감소프로모션 중심 사업 모델 부작용수출 부진·매출 하락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화장품의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3800만원에 불과하다. 매출(451억원) 대비 0.08% 수준이다. 2023년 0.14%, 2024년 0.12%에 이어 3년 연속 하락세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3%대), LG생활건강(3%대), 코스맥스(7% 이상) 등 주요 업체와 비교하면 사실상 '연구 기능 부재' 수준이다. 회사는 "화장품 제조를 외부 업체에 맡기고 있어 자체 생산설비가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4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줄었다. 중국·태국 등 해외법인의 부진이 이어지며 수출은 153억원(매출의 34%)에 머물렀다. 내수는 '더샘인터내셔날'과 온라인 자회사 '힐리브'를 중심으로 유지됐지만 점포 확장과 프로모션 중심의 유통 구조 탓에 수익성이 악화됐다.
판매 채널을 보면 브랜드숍이 전체 매출의 79%를 차지하고 방문판매 중심의 H&B사업부가 12%, 기타 채널이 8% 수준이다. 유통망 중심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기술 경쟁력보다 매장 확장과 판촉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변했다는 분석이다.
연구개발 역시 외주 의존도가 높다. 회사는 "미백·주름개선 기능성 화장품 개발"을 과제로 제시했지만 실제 연구는 외부 기관 위탁을 통해 진행됐다. 연구 인력이나 실험 설비 확보도 미비해, 실질적 연구조직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중심 구조가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OEM은 초기 자본 부담이 적지만 기술력과 감성이 결합돼야 하는 K-뷰티 시장에서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연구개발 없이 마케팅에만 의존하면 결국 제품 신뢰가 무너진다"고 말했다.
주력 브랜드 '더샘'이 중국·동남아 시장에서 성장세를 잃은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제조 역량이 없는 브랜드는 트렌드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화장품 관계자는 "화장품 제조를 담당하는 계열사와 긴밀히 협업해 제품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기초·색조 등 700여 종의 제품 라인업을 기반으로 브랜드 리뉴얼과 온라인 중심의 영업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통 질서를 재정비하고 대리점 손익 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브랜드 매니저 중심의 운영체계를 강화해 시장 반응을 신속히 반영하는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며 "OEM 구조의 효율성을 유지하면서도 연구 단계부터 브랜드팀이 참여하는 협업 프로세스를 확대해 기술 내재화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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