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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흑역사’...2007년 태안 기름유출의 추억

[기자수첩]삼성중공업 ‘흑역사’...2007년 태안 기름유출의 추억

등록 2015.01.15 10:14

수정 2015.01.16 14:24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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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흑역사’...2007년 태안 기름유출의 추억 기사의 사진

“내 평생을 함께 해온 삶의 터전이 지난 2007년 이후 모두 사라졌다. 도시에서 회사 다니면서 사는 양반들은 다른 일이라도 할 수 있지만 내 나이 70살이 넘은 노인네가 이제 뭐하면서 살아가겠소. 이런 일을 만든 회사인 삼성중공업은 돈 만 던져주면 일이 끝나는가? 보상은 아직도 해결이 안 되고 있고 동네의 민심은 더 흉흉하고 이제는 옛 모습은 없다네. 어떻게 해결할 건가 젊은 양반”

최근 만난 태안에 살고 계신 한 70대 할머니가 조심스럽게 이야길 꺼냈다.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와 삼성중공업에 대한 이야기다.

2007년 12월7일 삼성중공업의 예인선이 끌고 가던 대형 크레인이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홍콩 선적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와 충돌해 원유 1만2547㎘가 유출됐다.

이 사고로 인근 212개 양식장과 15개의 해수욕장을 포함해 375㎞에 이르는 해안이 오염됐고 범국민 태안바다 살리기 운동으로 많은 자원봉사자가 복구를 위해 태안에서 살다시피 하며 정화운동에 참여했다.

8년이 지난 2015년 삼성중공업의 흑역사가 남아 있는 태안의 바다는 평화로운 듯 보였지만 외형상 그럴 뿐이다. 아직도 ‘기름 살인의 추억’은 남아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3년 3600억원을 피해 보상금으로 내놨다. 이에 지난해 10월 태안군 지역 내 전체 피해신고 2만7087건 중 일부 맨손어업 1만4613건에 대해 피해민과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 간의 화해가 결정되면서 지급이 시작됐다. 7년만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보상비를 둘러싼 각종 민·형사상 재판이 진행 중이다. 충청남도 11개 시군은 삼성중공업의 기름 유출 사건에 대한 보상비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여전히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기름 살인의 추억’을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끝난 일이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고와 관련된 지역발전기금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보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으로 해결하면 끝이라는 생각으로는 삼성중공업의 흑역사를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이제라고 삼성중공업은 태안 지역 주민의 손을 진심으로 잡고 그들의 삶을 위로해줘야 한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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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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