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오는 22일로 창립 75주년을 맞는다. 고(故)이병철 회장이 1938년 삼성상회를 설립한지 75년째가 되는 것이다. 삼성은 경공업으로 사업을 시작해 유례업는 고속 성장으로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三星)이라는 상호는 고 이병철 회장이 생각해 낸 것으로 ‘삼(三)’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 ‘성(星)’은 밝고 높고 영원하다는 의미다. 이러한 의미처럼 세계적으로 삼성과 같이 장수한 기업도 드물다.
1953년 국내 최초로 일본에 삼성물산 도쿄지점을 개설한 뒤 67개국에 500여 현지법인과 사무소가 진출해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와 TV시장에 이어 휴대폰 시장에서도 세계 1위다.
1968년 매출 220억원, 순익 5억원이던 삼성, 이제는 삼성전자만 지난해 국내기업 최초로 연매출 200조, 영업이익 30조 달성에 성공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20조원 내외, 브랜드 가치 37조원대로 ‘삼성’이 한국 대표 그룹이라 불릴만 하다.
이건희 회장은 1987년 삼성의 경영권을 이어받자마자 이듬해 삼성의 제2창업을 선포, 초일류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1993년에는 "모든 것을 바꾸라"며 그룹의 구조조정과 개혁을 밀어붙였다.
특히 이 회장이 ‘대권’을 넘겨받은 이듬해(88년)부터 시작된 ‘제2창업’,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프랑크푸르트 선언과 신경영 등으로 요약되는 이 회장의 25년은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나아가는 대장정이었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신경영 선언 후 임직원을 상대로 수백시간의 강연과 토론을 했고, 그 내용을 정리하는 데만 2년 이상이 걸리는 대장정을 펼쳤다. 규모보다는 질(質)을 중시하는 신경영의 시작이었다.
선언 이후에도 줄기차게 변화와 위기 의식을 강조했다. 변화의 바람이 첨단 산업을 맡은 삼성전자로부터 시작됐다. 반도체, TFT LCD, 휴대폰, TV 등에서의 혁신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등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삼성은 견고함을 보이며 사상 최대 실적을 보이는 등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세계적으로 앞서가며 연이어 최고 실적을 이어갈 때도 오히려 이건희 회장이 위기경영을 역설하며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던 점이 지금의 삼성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렇듯 고속성장으로 인한 달콤한 과실을 맺고 있는 삼성. 하지만 오히려 더욱 조심스러워 하고 있는 모습니다. 이 회장의 ‘위기경영’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일부 사업에 이익이 편중된 구조로 인한 위기감과 대외적 변수들이 삼성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만 보더라도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휴대폰 등 모바일 부문에서 나오는 등 사업구조의 쏠림현상이 심각하다.
이런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은 미래 5대 신수종 사업을 선정하는 등 미래에 대비하고 있지만 대내외환경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경제민주화’ 바람에 대기업 압박을 예고하고 있는 터라 국내 경영환경도 그리 녹록치 않은 상태다.
사상 최대 실적 달성한 삼성은 창립 75주년을 맞고 있지만 조용하다. 각 계열사별로 진행하고 있는 창립 기념 ‘S데이‘고객 감사 할인행사를 제외하곤 별다른 이벤트를 벌이지 않고 있다. 대선 삼성그룹의 역사를 담은 방송 프로그램 2부작을 마련해 방영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의 투자 규모와 계획 발표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이건희 회장마저 해외 체류 중인 만큼 한층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75주년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민철 기자 tamados@
뉴스웨이 민철 기자
tamados@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