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현대증권의 매각 마무리에 따라 자구안 목표보다 20% 초과된 성과를 달성했고 한진그룹은 계획했던 자구안의 85%를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그룹은 지난 1월 30일 현대증권의 매각 주간사인 KDB산업은행과 EY한영이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일본계 사모펀드 오릭스PE를 선정하면서 1년 넘게 진행된 현대그룹의 구조조정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매각을 마무리하면 지난 2013년 12월 발표한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에서 목표보다 약 20% 정도 자금 조달 성과를 초과 달성해 유동성 위기에서 탈출하게 됐다.
대부분의 계열사와 자산 매각이 예상 금액보다 높은 가격에 이뤄진 점도 눈여겨볼 점이다. 오릭스PE는 현대상선 등이 보유하던 현대증권 지분을 매입하는 대가로 1조원 정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상선 유상증자가 올 3월 완료되면 2380억원이 추가로 들어온다.
현대그룹은 그동안 현대로지스틱스를 오릭스에 넘기면서 6000억원을 조달했고 현대상선의 액화천연가스(LNG) 사업부문을 매각하면서 9700억원을 확보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이번 자구계획 달성 과정에서 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면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도 가능하게 됐다.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을 통해 ‘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스틱스’의 순환출자 구조에서 벗어나 ‘현정은 회장→현대글로벌→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아산’으로 이어지는 지주사 형태의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현대그룹과 비슷한 시기 3조4900억원을 확보하는 내용의 자구안을 발표한 한진그룹의 구조조정도 별다른 무리 없이 진행됐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자구안 이행 실적은 각각 78%, 97%로 집계되고 있다. 한진그룹 전체로 보면 자구안 이행률이 85%에 이른다.
특히 유가하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로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재무구조와 현금 유동성 개선에 속도가 붙고 있다.
대한항공은 에쓰오일 지분 매각을 통해 2조2000억원을 조달했고 노후 항공기 13대를 매각해 2500억원을 획득했으며 인천 율도 비축유기지 등 부동산 매각으로 1조400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한진은 항공기 엔진과 유가증권 매각으로 2010억원을 확보했고 오는 3월엔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단행한다. 유증이 완료되면 자구안 이행 실적은 모두 2조7410억원으로 늘어난다.
한진해운도 재무구조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진해운은 1조9710억원 규모의 자구안 중 97%(1조9140억원)를 이행했다.
지난해 12월엔 2000억원 규모의 영구교환사채(EB)를 발행해 1년새 부채비율이 1462%에서 995%까지 떨어졌다. 50%를 상회했던 자본잠식률도 36.6%까지 내려왔다. 특히 유가 하락으로 인해 원가가 크게 절감돼 4년 만에 처음으로 82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두 기업은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많은 것을 이루며 위기에서 탈출했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의 실적 회복과 계열사 간 조직 운영에 대한 효율성 강화가 급선무로 보인다. 그룹 구조조정 전후로 상실된 자신감을 되찾아 조직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한진그룹은 잔여 매각 대상 자산인 보유 부동산의 매각 시점을 찾는 일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 시점을 제대로 선택해야 갖고 있는 자산을 손해보지 않고 제값에 처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두 기업이 안팎의 기대보다 빠른 시점에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게 돼 시장의 신뢰를 높이게 됐다”며 “앞으로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lsy0117@
뉴스웨이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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