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안 처리 불발시 정치적 부담 불가피법인세·국정원 모두 ‘논의 여지’ 열어놔
여야는 23일 원내지도부 협상 끝에 추가경정예산안을 24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정부가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17일 만이다. 막판 쟁점 사항이었던 법인세 인상 여부와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 사건에 대한 해법을 찾으면서 협상의 실마리가 풀렸다. 다만 추경안 처리를 최우선으로 삼은 여야가 쟁점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를 위한 최소한의 합의를 이루는 데 그쳤다는 비판도 나온다.
◇‘법인세’ 명기하되 ‘인상’은 없다= 여야는 추경 논의 초기에서부터 법인세 인상 여부를 놓고 첨예한 공방을 주고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전체 추경안의 절반 규모인 세입경정을 삭감해야 한다며 세수 확보 방안으로 법인세 인상을 주장한 반면 새누리당은 법인세율을 올린다고 반드시 세율이 늘어난다고 볼 수 없다는 반박으로 맞섰다.
이번 협상을 통해 여야는 추경안에 부대의견을 명기하는 방법으로 법인세와 소득세 등 세제 관련 논의의 여지를 열어놓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당초 조금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양측이지만 자칫 추경안 처리가 늦어지거나 무산될 경우 쏟아질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가 세수 확보 필요성을 놓고 형성된 공감대를 토대로 여당은 법인세를 명기하고 야당은 인상 등 구체적인 표현을 빼는 것에 동의한 것이다.
다만 이처럼 애매한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지면서 향후 갈등의 불씨도 남게 됐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세수 확충 방안에 대해 모든 논의를 다 한다는 의미 정도”라며 “법인세를 올린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청문회 없이 현안보고만···갈등의 불씨 여전= 법인세 인상과 함께 또 다른 쟁점 사안이었던 국정원 해킹 의혹 사건의 처리는 관련 상임위들을 중심으로 진상규명에 나서는 대신 청문회는 열지 않는 쪽으로 결론이 모아졌다.
새누리당은 정보위에서의 비공개 청문회나 전체회의 개최 정도까지만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반대로 새정치연합은 정보위를 비롯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국방위, 안전행정위 등 4개 상임위에서 모두 청문회를 열고 국정원 현장조사에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4개 상임위를 다음 달 14일까지 열어 관련 자료 제출 및 현안보고를 받고 양당의 합의로 선정한 관련자를 정보위로 불러 증언과 진술을 청취하는 정도로 마무리가 지어졌다.
그러나 이 역시 관련자 선정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정보위 출입이 허용되지 않은 이들에 대해 기밀이 누설되지 않는 방법을 여야가 모색하게끔 하도록 한 부분도 갈등의 소지가 충분해 보인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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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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