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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회장’ 이대현 前산은 수석부행장 향한 기대와 우려

‘금호타이어 회장’ 이대현 前산은 수석부행장 향한 기대와 우려

등록 2019.01.02 18:07

수정 2019.01.02 19:38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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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스타로부터 회장직 제안 받아 이동걸 산은 회장도 이견 없는 듯회사 재무사정 훤하다는 이점에도‘전문성’ 결여에 경쟁력 약화 우려

(왼쪽부터)이대현 KDB산업은행 수석부행장,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왼쪽부터)이대현 KDB산업은행 수석부행장,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금호타이어 차기 회장에 내정된 이대현 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회사 재무사정에 훤한 금융전문가가 경영을 맡는다는 긍정적인 시선도 존재하나 이면엔 전문성이 요구되는 연구개발과 마케팅까지 조율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 또한 적지 않다. 그가 타이어업계 종사자가 아닌 ‘은행원’ 출신이라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대현 전 수석부행장은 최근 금호타이어 최대주주 더블스타(지분율 45%)로부터 대표이사 회장 자리를 제의받고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지분율 7.43%) 등 주요 주주도 이견이 없는 것으로 감지된 만큼 그는 조만간 이사회를 거쳐 금호타이어 지휘봉을 넘겨받을 전망이다.

현재 금호타이어 회장 자리는 비어있는 상태다. 김종호 전 회장이 지난해 12월 돌연 사의를 표시함에 따라 전대진 부사장이 직무대행을 맡아보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몇 년간 쌓아온 이대현 전 수석부행장과 금호타이어 경영진의 유대관계가 이번 이동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더블스타 입장에선 그가 장기간에 걸쳐 금호타이어를 지켜봤던 만큼 현 시점에 회사가 가장 필요로 하는 일을 해 줄 것이란 믿음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수석부행장은 2017년말부터 산업은행 내 금호타이어 매각협상 TF(태스크포스)를 총괄해온 인물이다. 지난해에는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을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해외매각 추진 과정에서 빚은 노사갈등을 중재하고자 금호타이어 노조와 꾸준히 접촉하는 한편 지난해 3월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이 방한했을 땐 언론 앞에 나서 매각의 당위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회장이 지난해 간담회에서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모럴해저드’가 심각하다”며 이들에 대한 강력한 경영쇄신 작업을 예고한 바 있어서다.

물론 금호타이어는 매각과 동시에 사실상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선 제외됐지만 여건이 나아지지 않아 후속 조치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이동걸 회장이 이대현 수석부행장에게 그 작업을 맡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덧붙여 산업은행 부행장이 부사장이나 최고재무관리자(CFO)가 아닌 대표이사(CEO)로 옮기는 것도 무척 드문 케이스다. 최근 10년 사이엔 최익종·안양수 전 KDB생명 사장, 나성대 한국선박해양 사장 정도만 부행장 임기 만료 후 곧바로 대표직을 맡았다. 송문선 전 대우건설 대표는 약 7개월간 CFO를 역임하다 박창민 전 사장이 비운 자리를 넘겨받은 경우에 속한다.

문제는 그간 산업은행 출신을 대표이사로 맞은 기업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우건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송문선 전 대표 재임 시절인 2017년 산업은행 체제 전환 후 최대 실적(영업이익 4373억원)을 올리기는 했으나 4분기 모로코 발전소 현장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한 잠재손실로 타격을 입었다. 그 여파에 9부 능선을 넘은 듯 했던 매각도 무산되고 말았다.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증발한 시가총액도 8000억원에 달한다.

KDB생명도 비슷하다. 산업은행이 이 회사를 인수한 뒤 부행장 출신인 최익종·안양수 전 사장을 내려 보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 결과 KDB생명의 실적은 2015년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4년 655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이 이듬해 274억원으로 급감했고 2016년과 2017년엔 적자를 냈다. 아울러 한 때 RBC(지급여력) 비율이 128.04%(2017년 6월말 기준)로 떨어지면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밑돌기도 했다.

이는 건설이나 보험업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된 인물에게 경영을 맡겼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대현 전 수석부행장을 향한 외부의 근심도 여기서 출발한다. 비록 그가 금호타이어의 재무구조를 오랫동안 지켜봤다고는 하나 타이어업계 현장 경험이 부족해 다른 인사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대표이사’라는 직책이 연구개발과 국내·외 영업까지도 두루 관장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금융 논리를 앞세워 경영을 펼치다간 자칫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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