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건설은 김상수 회장이 지배하는 개인회사김 회장 지분 82.3% 최대주주, 나머지 자사주작년 중대재해법 꼼수 논란시 대표이사 오른 듯김 회장 경남신문 회장 겸임 당시 자금담당 이사회사 실적 악화일로지만 실권·지배력 약하다 관측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김상수 회장은 작년 8월 18일 한림건설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일반 등기이사 직만을 유지했다. 당시 김상수 회장 대신 수장자리는 이병진 대표가 차지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김상수 회장의 갑작스런 퇴임 소식에 이때 건설업계에서는 뒷말이 무성했다. 무엇보다 그의 사임한 시기가 수상쩍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당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4개월 앞두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그것.
공교롭게도 김상수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때는 경영책임자의 중대재해처벌법 회피용으로 의심받고 있는 대한건설협회 정관이 바뀐 직후에 일어난 일이기도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한건설협회는 작년 8월 13일 '회원의 권리(제9조)' 정관을 개정하고 국토부 승인을 받았다. 정관 개정의 골자는 법인 회원의 경우 권리 행사 주체를 '대표자'에서 '대표자 또는 등기이사 중 1인'으로 변경했다는 내용이다. 또 권리행사 제한규정도 건설산업법상 등록기준 미달로 인한 영업정지 처분을 1회에서 2회 이상으로 높였다.
실제 국토부의 정관 개정 승인이 떨어진 후 5일 뒤인 8월 18일 김상수 회장이 한림건설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일반 등기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정관 개정 전이라면, 회원권리를 상실하게 되지만, 정관 개정이 되면서 협회장 신분과 이사신분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잡음이 나왔는데 중대재해처벌법 회피를 위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 건설사 경영자를 위한 '맞춤형 정관 개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터져 나왔다.
이를 두고 당시 대한건설협회 측은 "김 회장이 고령이다 보니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협회 운영에 전념하기 위해 한림건설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병진 대표는 이렇게 뒷말이 무성한 상황에서 한림건설 대표이사 타이틀을 얻게 된 것으로 보인다. 협회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업계 안팎에서는 여전히 이병진 대표를 두고 김상수 회장 자리를 대신한 '꼭두각시'로 보고 있는 눈치가 적지 않다.
그도 그럴것이 김상수 회장이 아무리 자리에서 물러났어도 실질적인 지배력 행사는 여전히 그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 실제 김상수 회장은 한림건설 지분 82.27%를 가진 최대주주로, 지금도 한림건설에 대해 막강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 나머지는 17.73%는 자사주이기 때문에 사실상 김상수 회장 1인 개인 기업이다. 즉 김상수 회장이 100% 지배력을 갖고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외에도 한림건설은 한림토건, 한림대부개발, 일송개발 등의 지분 100%를, 코스닥 상장사인 동양파일의 지분 40%를 각각 보유 중이다.
이병진 대표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지난 2004년 경남신문 대표이사에 김상수 회장을 선임할 당시에 그가 한림건설 자금담당을 맡았다는 내용 뿐이다. 회사의 재무담당을 맡고 있는 만큼 김상수 회장의 최측근이라는 사실은 불보듯 뻔한데 일각에서는 이병진 대표가 김상수 회장의 친인척 관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상수 회장은 지난 2008년 서초구 반포동 소재 반포자이 아파트를 매입했는데 이병진 대표 역시 해당 아파트에 거주할 만큼 김 회장과 무척 가까운 관계라는 얘기가 들려오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김상수 회장 자리를 대신 한림건설 수장을 맡은 것으로 볼 수 있는 이병진 대표의 가장 큰 과제는 실적 회복이다. 지지부진한 현재 한림건설의 실적을 과거 예년 수준으로라도 환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매출 측면에서 한림건설 실적은 최근 들어 '악화일로'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 2019년만해도 4560억원의 매출액을 보이던 한림건설의 작년 매출액은 1140억원으로까지 내려앉았다. 2년 사이에 매출액이 3분의 1이나 급감한 것이다. 지난 2014년 한림건설 매출액은 5308억원에 달했는데 그 때에 비해서는 5분의 1 가까이 실적이 추락한 셈이다.
지난 2020년 김상수 회장이 국책사업에 입김 행사가 가능할 정도로 권한과 위상이 상당한 것으로 평가받는 대한건설협회장직에 오르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앞으로 한림건설의 성장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그 기대에 못 미치는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에도 막대한 입김을 행사하는 단체지만, 만일 협회 수장의 회사가 정부공사를 잇따라 수주한다면 의도치 않게 의심을 받을 우려가 있는 만큼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한 행보를 걷기 위해 한림건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지 못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반면 한림건설의 골프장 사업은 덕을 봤다. 한림건설은 코로나19 직전 영업난에 빠진 골프장을 사들여 1년 만에 정상화시켰다. 골프업황의 장기 성장세를 일찌감치 예상하고 지난 2019년 회생절차를 밟고 있던 레이크힐스용인CC와 안성CC(일송개발)를 사들였다. 두 골프장의 인수가액은 1380억원으로 인수한 골프장은 모두 한림건설 종속사로 편입돼 있다. 다만 이는 한림건설 창업주 김상수 회장의 경영 덕분으로 보이며 이병진 대표의 공으로 보긴 어렵다는 얘기도 적지 않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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