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로 인한 조달금리 상승으로 카드사들이 카드 이용 한도 축소에 나섰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 삼성, 국민, 현대, 롯데, 우리 등 주요 전업계 카드사들은 지난달 개인회원들 상대로 이용 한도 정기점검을 한 뒤 일부 회원들에게 한도 하향 조정을 통보했다.
신용카드 표준약관과 이용 한도 관련 모범규준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연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회원에게 부여된 이용 한도 적정성을 점검할 수 있다. 점검 결과 월평균 결제 능력, 신용도, 이용실적 등의 변화를 인지한 경우 카드사는 이용 한도를 조정해야 한다.
대다수 카드사는 지난 연말 시행한 이용 한도 점검에서 예년보다 엄격한 내부 잣대를 들이대 하향 조정 대상을 심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카드사가 회원을 상대로 갑작스레 큰 폭의 한도 하향을 통보하자 재테크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이 늘기도 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10월 이후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으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나아가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악화로 카드사들은 올해 상반기 이후 카드 대금 연체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최근 신용카드 업황전망 보고서에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원리금 상환 능력이 저하돼 금융회사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카드사는 차주 구성이 은행 대비 신용도가 낮은 개인으로 구성돼 자산건전성 지표 저하 폭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리볼빙 자산을 확대한 카드사들에 한계차주의 유입이 편중됐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카드사들은 이용 한도 관리 외에도 자동차할부, 카드론 등 대출상품 공급 규모를 축소하고, 각종 할인 이벤트나 무이자 할부 등 혜택도 대거 줄이고 나선 상태다. 이에 따라 카드·캐피털사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지난해 11월 들어 15%대(15.65%)로 오르자 업계 안팎에선 카드사들이 의도적으로 대출 수요를 줄이는 '디마케팅'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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