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취임 후 '경영승계 프로그램' 가동 전·현직 계열사 CEO 유력 후보로 거론'영업력'과 '경영 성과'가 승부 가를 듯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임종룡 신임 회장 내정자가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취임하면 곧바로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해 우리은행장 선임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경영승계 프로그램은 주요 보직자 3~4명을 후보군으로 정하고 일정 기간 성과를 분석한 뒤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에서 적임자를 선정하는 시스템이다. 우리금융은 주총 직후 프로그램에 참여할 인물을 추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물러나기로 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임기는 10개월 가까이 남았지만, 취임을 앞둔 임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차원에서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우리금융이 내부에서 차기 행장을 선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 내정자가 외부 수혈 가능성에 선을 그었고, 조직 안정을 위해서도 내부 출신 행장이 필요하다는 진단에서다.
현재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박화재 전 지주 사업총괄사장 ▲김정기 전 우리카드 사장 ▲김종득 전 우리종합금융 대표 그리고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이끌게 된 전상욱 신임 대표 등이다.
그 중 일각에선 박화재 전 사장을 유력한 차기 행장으로 꼽는다. 현장·기획 부서에서 고른 성과를 낸 것은 물론, 우리은행장이나 그룹 회장 후보군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면서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1961년생 박화재 전 사장은 광주상고 졸업 후 상업은행에 입행하면서 금융권과 연을 맺었다. 또 우리은행에선 주택금융사업단 부장, 서초영업본부장, 업무지원그룹장(상무), 여신지원그룹 부행장 등을 지냈고 작년부터 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으로 활동해왔다. 여신지원그룹 부행장 시절엔 코로나19 여파에 여신 규모가 크게 늘어나는 와중에 전문성을 바탕으로 은행 건전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상업은행 출신 김종득 전 우리종금 대표(1963생)도 '다크호스'로 지목된다. 우리은행의 핵심 부서를 거쳐 사업 전반에 해박할 뿐 아니라, 종금의 경영정상화를 이끌며 역량을 입증한 바 있어서다.
그는 우리은행에서 비서실장과 본점영업본부장, 검사실장, 자금시장그룹 상무,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보 등을 맡아봤고 2020년 우리종금 대표로 이동해 경영을 책임졌다. 특히 자본잠식에 시달리던 우리종금은 김 전 대표 취임 이후 IB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매년 두 자릿수씩 성장하는 알짜 회사로 거듭났다. 2021년엔 전년 대비 27% 증가한 799억원, 지난해엔 14.9% 늘어난 91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따라서 임 내정자도 자신과 손발을 맞춘 최적의 인사를 찾는 과정에서 이들의 경영성과를 면밀히 들여다볼 것으로 점쳐진다.
무엇보다 차기 행장 후보로서 요구되는 핵심 덕목은 '영업력'이라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실제 우리은행은 최근 지주의 혁신 기조에 발맞춰 영업 중심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신성장기업과 기관, 연금시장 대응력을 높이고자 중소기업그룹과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을 신설했다. 지주는 전략 수립에, 자회사는 영업에 전념토록 하겠다는 임 내정자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은행장 인선과 관련해선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공유되지 않았다"면서 "예고한대로 신임 회장이 취임하면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적임자를 찾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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