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 이달말께 잠정 판매 중단"판매 한도 2조원 소진에 따른 결정"타 은행들 "취급 조건 변경 등 내부 검토"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은행들은 현재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취급 중이다.
50년 만기 주담대가 첫 등장한 것은 올해 초다. 지난 1월 Sh수협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주담대 최장 만기를 기존 40년에서 50년으로 연장했다. 이후 지난달 5일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NH농협은행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출시했고 그 뒤로 하나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도 동참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4일 시중은행 중 가장 늦게 합류했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기존 40년 만기 주담대와 상품 구조는 거의 동일하지만 만기만 10년 더 늘어난 것이다. 다만 만기가 연장되면서 다달이 갚아야 할 원리금은 줄어들게 된다. 예를 들어 5억원의 대출(원리금균등상환방식)을 40년 만기 연 5%로 받게 되면 월 원리금은 약 241만원 수준이지만 만기를 50년으로 늘리면 월 원리금은 227만원으로 준다. 또한 만기가 길어지면서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줄고 DSR은 내려가 대출 가능 금액은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최근 가계대출이 다시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7월말 기준 1068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찍었다. 그간 잠잠했던 가계대출이 올해 4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앞서 지난 16일 "4월부터 주담대가 증가하고 있는 (50년 만기 주담대를) 어떤 연령대에서 어떤 목적으로 쓰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본뒤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지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같은날 "은행들이 주담대 산정에서 DSR 관리가 적정했는지 실태점검을 할 예정"이라며 "40년·50년 주담대가 활성화되면서 실질 소득을 넘어서서 DSR 모델이 만들어졌는지를 현장 점검해 하반기 가계대출 정책에 반영할지 챙겨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급증의 주 원인으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지목하고 나섰고 이는 은행들의 눈치싸움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판매에 나섰던 NH농협은행은 잠정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판매 중단 시점은 2조원 한도를 채운 이후로 이달 말께를 예상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판매 한도 소진으로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는 입장이지만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한 금융당국의 태도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NH농협은행을 제외한 타 은행들은 아직 판매 중단을 결정하진 않았지만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내부 검토를 진행 중에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판매 중단까지는 아니고 나이 제한 등 대출 취급 조건 변경하는 방향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며 "조만간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판매 중단, 조건 변경 등 아직 결정된 바는 없지만 금융당국에서도 주시하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당국에서 50년 만기 주담대를 가계대출 급증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은행 탓으로 몰아가는 것 같아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실상 해당 상품은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상품으로 먼저 출시됐던바 있고 기존 40년 주담대 상품에서 만기만 연장된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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