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입찰에 MBK파트너스 단독 참여·실사 논의說'5번째 매각 실패' 하나금융 인수 포기 후 3개월 만재매각 추진, 건전성 확보 관건···산은 "확인된 바 없어"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DB생명 매각 입찰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단독으로 참여, 산업은행과 실사를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 10월 하나금융지주가 인수 포기를 선언한 이후 3개월여 만에 또 매각 추진설이 제기된 것이다.
KDB생명은 벌써 매각이 다섯 번이나 무산된 바 있다.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그룹의 구조조정 당시 칸서스자산운용과 KDB생명을 인수했다. 이후 2014년 두 차례 매각을 시도했으나 불발됐고 2016년에는 세 번째로 매각이 좌초됐다. 산업은행은 2020년 우선협상대상자로 JC파트너스를 선정하고 이듬해 주식매매계약까지 체결했지만, JC파트너스가 대주주 요건을 갖추지 못해 매각이 무산됐다.
가장 최근의 매각 시도는 지난해 7월이었다. 당시 하나금융은 KDB생명 매각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었고, 여러 차례 새 주인 찾기에 나섰던 산업은행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매각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예상보다 실사 작업이 길어지자,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KDB생명 매각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결국 하나금융은 "그룹의 보험업 강화 전략 방향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시장은 인수 후에도 막대한 규모의 자금 투입이 필요한 KDB생명을 무리해서 인수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했다.
MBK파트너스가 KDB생명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를 두고는 저렴한 가격이 이유로 전해진다. 앞서 하나금융과의 협상 당시 매각 대상인 KDB생명 주식 95.7%의 인수 가격은 약 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KDB생명은 재무 건전성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산업은행이 KDB생명 여섯 번째 매각 시도가 성공하기 위해선 재무 건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KDB생명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K-ICS(지급여력지표) 비율은 금융감독원 경과조치 적용 전 60%로 집계됐다. 2분기(67.5%) 대비 7.5%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이는 보유 계약자가 동시에 이탈할 경우 자사 자금을 다 털어도 10명 중 6.7명에게만 보험금을 돌려줄 수 있다는 의미다.
금감원은 전 보험사에 대해 K-ICS 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경과조치 적용 후 비율 또한 134.05%로 전 분기 대비 6.64%포인트 하락했다.
KDB생명의 K-ICS 비율이 하락한 이유는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분기 말 기준 KDB생명의 가용자본은 9677억원으로 전 분기(1조7740억원) 대비 10.2% 감소했다.
지난해 KDB생명은 매각을 앞두고 후순위채 발행, 신종자본증권 발행, 유상증자 등으로 5000억원이 넘는 자본을 확충하는 등 산업은행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재무 건전성 강화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순손실은 749억원을 냈고, 별도기준으로도 순손실 규모 또한 756억원에 달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KDB생명 매각과 관련한 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KDB생명 관계자 또한 "매각 관련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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